▲강변에서 바라본 방비엥
임재만
라오스 방비엥((Vang vieng)에 도착하여 처음으로 들어간 곳은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스무 살 정도의 얼굴이 검게 그을린 여자아이가 텅 빈 가게를 지키고 있는데 장사하는 사람치고 너무 표정이 없다. 김치찌개와 물을 시켜놓고 잠시 기다리니 거짓말처럼 음식이 우리나라 식당만큼이나 빠르게 나왔다.
가져온 김치찌개를 살펴보니 멀건 김치 국물에 김치와 두부가 들어 있다. 언뜻 보면 탕수육 소스에다 김치와 두부를 썰어 넣은 모양이다. 여기에다 스팀으로 찐 밥 한 공기가 전부다. 물론 공기밥값은 김치찌개와 별도로 계산을 해야 한다. 밑반찬이라고는 사 먹어야 할 물밖에 없다. 그렇지만 시장이 반찬인지라 김치냄새가 나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아주 즐거운 일이다.
점심을 먹은 후, 먼저 해야 할 일을 생각해보았다. 가방을 아직 못 찾은 관계로 우선 약간의 여름옷과 모자 그리고 세면도구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예약해 놓은 숙소로 들어가기 전 먼저 주변의 옷가게로 들어갔다. 하지만 물량이 빈약하여 원하는 물건을 산다는 것은 쉬울 것 같지가 않았다. 대충 물건을 고르고 값을 물으니 킵이라는 라오스 화폐 단위로 요구했다.
달러와 바트에 며칠 익숙한 터라 라오스의 화폐 단위인 킵으로 쉽게 환율이 계산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물건 값을 깎아볼 요량으로 흥정을 해보니 그들 또한 장사치인지라 호락호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물건 값을 깎는 재미로 다른 데로 가려고 하자 서운하지 않게 조금 깎아준다. 물건의 질이 다르겠지만 이곳은 비엔티엔에 비해 매우 저렴한 편이라 할 수 있다. 반바지와 반팔 각각 2벌, 그리고 모자와 속옷을 샀는데 합쳐서 1만5000원 정도를 지불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