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들 "중징계 철회 안하면 제작거부도 불사"

KBS 기자협회 긴급 성명... 민주당 "기자·PD 해임은 치졸한 보복"

등록 2009.01.17 15:29수정 2009.01.1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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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KBS는 양승동 사원행동 공동대표와 김현석 기자 등을 파면했다. 사진은 지난 12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언론노조의 언론법 저지 총력 결의대회에 참가한 KBS 사원들의 모습.
15일 KBS는 양승동 사원행동 공동대표와 김현석 기자 등을 파면했다. 사진은 지난 12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언론노조의 언론법 저지 총력 결의대회에 참가한 KBS 사원들의 모습.유성호
15일 KBS는 양승동 사원행동 공동대표와 김현석 기자 등을 파면했다. 사진은 지난 12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언론노조의 언론법 저지 총력 결의대회에 참가한 KBS 사원들의 모습. ⓒ 유성호

KBS가 낙하산 사장 저지 투쟁을 벌인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양승동 공동대표(PD)와 김현석 대변인(기자)을 파면하고 성재호 기자를 해임하는 중징계를 내린데 대해 KBS 기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서도 민주당이 비판 성명을 발표하는 등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KBS 기자협회(회장 민필규)는 징계가 내려진 16일 밤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고 긴급성명을 채택했다. '살인적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KBS 기자협회는 "보도본부 기자들은 이번 중징계를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징계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제작 거부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KBS에 부당하게 경찰력을 투입하고 방송 장악 음모를 숨기지 않은 정권의 부당한 압력에 맞서 투쟁한 우리의 선후배 동료들에 대한 살인적인 중징계를 결정했다"며 "파면과 해임, 정직과 감봉이라는 징계 수위는 과거 KBS의 오랜 역사에서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비이성적, 비합리적 결정"이라고 성토했다.

 

"'땡전뉴스' 치욕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싸웠을 뿐인데..."

 

KBS 기자협회는 또 "그들이 한 일이라곤 정상적 절차를 모두 내던진 채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서슴지 않은 이사회를 막아내려 했던 것 뿐이고 KBS가 정권의 주구(走狗)가 되어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는 저 80년대 '땡전뉴스'의 치욕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싸웠을 뿐이었다"며 "그들의 말 한마디 몸짓 하나 하나는 결코 사사로운 감정을 앞세우거나 자신의 영달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의 부당한 방송장악 음모에 맞서 의롭게 싸운 우리의 동료들이 폭압적 중징계를 당하는 치욕스런 모습을 우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만일 사측이 이번 징계를 그대로 시행할 경우, 우리 기자들은 제작 거부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측과 싸워나갈 것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KBS의 기자·PD에 대한 중징계는 "치졸한 보복"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재명 부대변인은 17일 오전 논평을 통해 "최근 신태섭 이사 해임무효 판결에서 보여지는 바와 같이 KBS사장의 해임과 신임사장 취임과정은 결코 정상적이었다고 볼 수 없었다"며 "기자와 피디들이 노예가 아닌 이상 비정상적인 사장의 해임과 취임과정에 대해 KBS의 구성원으로서 얼마든지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대변인은 "권력의 부당한 간섭에 저항한 피디와 기자들을 이병순 사장이 파면 등 중징계 한 것은 표현의 자유와 언론독립을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또 자신의 취임을 반대한데 대한 치졸한 보복이자 반대파 제거과정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KBS 노조, 18일 긴급 회의 소집... 19일 긴급 총회

 

한편, KBS는 15일 개최한 특별인사위원회에서 양승동 '사원행동' 공동대표와 김현석 기자를 파면하는 한편 성재호 기자를 해임하기로 했다. 또 박승규 전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5명에게는 정직 또는 감봉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인사위 결과는 16일 오후 당사자들에게 통보됐다.

 

이에 대해 KBS 노조는 물론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 등도 성명을 발표하고 "총력 투쟁"을 선포하는 등 KBS 안팎에서 강력한 반발이 일고 있다. KBS 노조는 18일 긴급 회의를 소집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으며, KBS PD협회, 기자협회 등도 19일 각각 긴급 총회를 열고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2009.01.17 15:29ⓒ 2009 OhmyNews
#KBS #사원행동 #이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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