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한 4년제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취업관련 특강. 각 대학 교양 수업에서는, 기업의 인사 담당자 등을 초빙하여 취업과 자기소개서 작성 등을 지도하는 강의가 매 학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송주민
취업준비생 하유영(가명·24)씨는 "'낮아진 임금을 받고도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사회 초년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조사가 없지 않느냐, 실력이 있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나누기보다는 능력껏 인정받고 싶을 것이다, 다 죽으라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김나라(가명·22)씨는 "임금을 줄여 그만큼 정규직 채용을 높이면 좋지만, 말만 쉽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임금을 많이 받는 직장에 가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힘들어도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동기부여가 없어지면 의욕도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 서영훈(27)씨는 "지금도 사람들이 돈을 안 쓴다"며 "소비를 진작한다고 하면서 연봉을 줄이면 나부터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효과 없는 미봉책에 불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단보다 10배 높은 임원 연봉 낮추는 게 효과적"
이날 청와대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주요 국가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 대비 금융업계의 대졸 초임을 비교해 보면 미국은 61%, 일본은 135%, 한국은 207%로 우리나라가 가장 높다"며 선진국과의 비교사례를 들어 '대졸 초임 삭감'이 가능하다는 근거 수치를 제시했다.
이날 청와대 회의에서 거론된 '대졸 초임 삭감' 방안은 공기업을 예로 든 것인 데다, 아직 아이디어 수준인 상태여서 구체적인 정책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만약 이같은 방안이 시행된다면, 공기업에 이어 금융계와 일반 기업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취업 준비생들은 만약 이같은 방안이 문제점에 대한 대비책 없이 구체화될 경우 적잖은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졸업 후 취업준비 중인 오미란(27)씨는 "전에 일하던 직장에서도 초임은 낮은 수준이었다"며 "일부에 국한된 고액 연봉을 너무 확대 적용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올해 대학 4학년인 최경숙(28)씨는 "금융업계야 기업체에서 가장 연봉 높기로 유명하다, 중소기업은 월 150만원도 안 되는 경우도 많다, 그걸 낮추면 되느냐"며 "말단들의 10배씩 되는 임원들 연봉을 낮추는 게 효과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대졸 초임에도 거품이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