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 오케스트라 이야기를 부산MBC 창사 50주년 기념작인 '섬마을 아이들, 희망을 연주하다-3부작'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전성호 PD와 김현희 구성작가
부산MBC
전성호(39) 부산MBC PD는 7개월 동안 이들과 동고동락하며 도심 속 작은 어촌 마을에서 순수하게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과 가슴 아픈 가족사, 그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악기를 잡는다는 남모를 사연들,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원장 내외의 눈물까지 고스란히 담아 다큐멘터리 <섬마을 아이들, 희망을 연주하다-3부작(이하 섬마을 아이들)>로 만들었다.
부산MBC 창사 5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로 소개되는 <섬마을 아이들…>은 오는 17일(밤 9시 45분) 첫방송을 시작으로 23일(밤 11시)과, 31일(밤 9시 45분)에 연이어 방송된다(이번엔 부산경남 지역에만 전파를 탈 예정이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이야기, 제작진조차도 반해 버린 '소양 오케스트라' 아이들의 이야기를 7개월간 밀착 취재하여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낸 부산MBC 전성호 PD를 14일 저녁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인터뷰했다.
전성호 PD가 소양보육원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10년 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9년 인형극을 하는 아줌마 자원봉사대를 따라 취재를 갔었다. 아줌마들이 가덕도에서 인형극 공연을 했는데, 경운기를 타고 도착해 보니 소양보육원이었다.
"공연이 다 끝나고 나오는데, 지금 도서관 있는 건물에서 악기 소리가 들렸어요. 원장님께 물어보니 '우리 보육원에 오케스트라가 있습니다'라고 해요. 그러면 이거 언젠가 다큐멘터리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드렸죠. 그러다 2년 전에 생각이 있었는데 우리쪽에서 준비가 안 돼서 그때는 하지 못했고, 작년에 이걸 시작하게 된 것은 방송제작지원을 받게 되면서 하게 된 거죠. 창사 50주년이라고 해서 특별히 선택한 건 아니고,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던 거였죠."부모에 대한 원망을 음악으로 치료한 아이들전 PD는 방송에 나간다고 아이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취재를 시작했다.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구김살도 별로 없고 밝은 느낌이었다. 어른들이 갖고 있는 선입견과 실제 모습은 달랐다. 아이들이 폐쇄적이지 않고 다른 사람들한테 관대하고 외향적이었다. 여느 가정의 아이들과 비슷했다.
"다큐 제작을 위해 7개월 동안 보육원 아이들과 수시로 접촉을 했는데, 아이들이 철이 들고 예의가 밝았어요. 근데 쭉 촬영을 하면서 아이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면서 그네들이 속에 갖고 있는 상처에 대해서 알게 되었죠. 밝음 뒤에는 아픔이 숨어 있었죠." 요즘 보육원에 들어 오는 아이들 중엔 고아보다 부모가 있는 아이들이 많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부모의 통제를 벗어난 상태에 놓여져 있다가 보육원에 들어 오는 경우가 많아 나쁜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기도 하는 등 이중삼중의 아픔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런 아이들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 부모에 대한 원망이 가슴 깊은 곳에서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가 느끼기에 오히려 고아들보다 지금 애들이 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요. 버려지는 경험을 당하잖아요. 부모를 떠나 처음 보육원에 도착했을 때 부모로부터 버려졌다는 그 충격, 그 순간을 아이들이 잊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거는 잊을 수 없는, 씻을 수 없는 아픔이거든요. 그런데 자라면서 부모를 이해하는 애들이 많아요. 중·고등학생 되면 엄마도 찾아가고 그래요.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아팠던 게 없어지진 않거든요. 그래서 원장님이 오케스트라를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음악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오케스트라 통해 존중과 화합 배운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