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데기를 푼 국밥다데기와 새우젓갈로 간을 한 돼지국밥, 부추도 가득 넣았다.
박종국
돼지국밥은 부산에서 쭉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대부분 익숙한 음식이지만, 다른 지역에서 먹기 힘든 음식 중에 하나다. 그만큼 돼지국밥의 정확한 유래가 알려지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널리 먹기 시작한 것은 한국전쟁이후 사람들이 가난했을 무렵이라고 한다. 가난한 시기에 쇠고기 뼈를 이용해서 만드는 설렁탕과는 달리 비교적 값싼 돼지 뼈를 이용해서 음식을 만들게 된 것이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한 그릇이면 속이 든든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술안주는 물론 해장국으로도 그만이다. 그런데 한 가지 흠(?)이라면 돼지국밥집의 인테리어는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다. 아마 그렇게 예의를 따지고, 부담스럽게 먹는 음식이 아니어서 그런 것일 거다.
아주 깔끔한 스테이크 전문점 같은 돼지국밥집이 생긴다면 신기해서 인기를 좀 끌지 않겠나? 하지만, 오히려 그런 자리라면 국밥 먹기에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게 돼지국밥이다.
필자도 아직 정확한 연유를 캐보지 못했다. 헌데, 어느 집이든 밀양돼지국밥집에는 늘 사람들이 북적북적 댄다. 이름값일까. 식사 때가 아니어도 번호표를 받고 가다려야 할 때가 부지기수다. 그래도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어디 붕어빵에 붕어가 들었습니까? 맛있으면 그만인기라.""그렇지, 어딜 가든 돼지국밥은 밀양돼지국밥이야."노익장 어른 두 분이 필자의 뜬금없는 물음에 다년 간 맛보았다는 밀양돼지국밥 애찬사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이내 따뜻한 숭늉 한 잔이 나온다. 돼지국밥집에 숭늉이라? 다소 걸맞은 얘기 같지만 국밥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에 맞춰 입안을 데워주기에 충분하다.
마침내 국밥이 나왔다. 여느 국밥집과 다름없는 반찬이지만 깔끔하다. 채 썬 마늘을 듬뿍 넣고 부추 무침 한 접시에다 뚝배기 가득 국물이 넘치도록 토렴해 주는 밀양돼지국밥, 한 숟가락 뜨기도 전에 찬사가 저절로 터져 나온다. 다데기를 잘 섞어 찬들과 곁들이면 즐거움이 입안 가득 해진다.
어딜 가든 돼지국밥은 밀양돼지국밥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