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더운 날몬테 알반 신전을 배경으로 필자
문종성
선수들은 베컴이 아니라 효도르가 되어야 했을 터모든 스포츠에는 결과에 따라 주어지는 보상물이 있다. 하다 못해 명예라도. 그들은 토지나 곡물, 그 밖의 보상물을 두고 다른 부족과 경기를 치르거나 때론 이런 형식 뒤에 진정한 의미일지도 모를 부족간의 화합을 위한 싸움이 가능했다. 하지만 말이 경기지 이들에겐 치명적인 종교적 제의가 뒤따른다.
즉, 이기는 자는 신의 보호를 받는 것으로 명예를 삼지만 지는 자는 그 반대의 경우에 놓이게 된다. 그렇다. 바로 신의 제물로 제단에 바쳐지는 것이다. 신의 제물로 바쳐지는 것이 두려워서라도 상대방을 끝내 제압해야 하는 경기, 경기장 안에서는 아마 베컴이 아니라 효도르가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다소 아담해 보이는 몬테 알반은 여전히 발굴이 덜 된 미지의 유적지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정교하다고 하는 170여개의 미발굴 무덤이 땅 속에 잠자고 있으며 무덤에서 출토된 금, 은, 구리, 뼈 등으로 만든 장신구부터 토기에 이르는 부장품(副葬品)을 통해 16세기 스페인에 정복될 때까지 이곳을 점거했던 당시 믹스텍 족의 사회상을 알아보는 것과 이곳 사람들이 섬긴 여러 신들의 의미에 대한 조사는 아직 완벽하게 증명되지 않고 있다.
또한 발굴된 유물로만 추측 가능한 당시 발달한 의술에 대한 신비도 풀리지 않고 있다. 곳곳에 널려진 돌비석들을 한데 모아 놓은 곳엔 여러 사람형상들이 독특한 자세로 새겨져 있어 '춤추는 남자들의 비석'이라고 가리키지만 여기에 대해 춤이 아닌 다른 형태라며 많은 논란들이 대립해 있다.
먼저 제물의식 설이다. 사실 이곳은 사보떼까의 성스런 수도였는데 사뽀텍(Zapotec)은 메소아메리카의 가장 오래된 문명인 올메까 문화의 영향 아래 이뤄졌다. 그래서 올메까의 신관을 겸한 귀족에 의해 건설된 일종의 식민 도시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더구나 테오티우아칸의 건축양식을 쏙 빼닮은 덕에 그들의 문화처럼 식민지화를 더 공고히 하기 위해 포로나 반역자, 어쩌면 경기에서 진 자들을 죽이는 제물의식이 발달했을 거라 여긴다. 장대한 석조 피라미드에 사용된 석판에는 벌거숭이 남자가 양각되어 있는데 바로 고대 멕시코의 인신공양 풍습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