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이번에는 '도덕교과서' 손보나

등록 2009.01.06 12:17수정 2009.01.0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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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한국근현대사> 역사 교과서를 '좌편향' 교과서로 단죄했던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번에는 중학교 <도덕교과서> 내용 중 '평화교육' 부분을 삭제하기로 했다.

 

<한겨레>는 5일 교과부와 도덕 교사들의 말을 빌어 교과부가 기존의 ‘중학교 도덕 교과서 집필기준’에서 “평화의 가치와 갈등 해결 태도 및 기술을 중심으로 평화교육을 통일교육에 접목시킨다”는 등의 내용을 삭제한 ‘집필기준 수정안’을 지난달 새롭게 만들어 출판사 등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평화의 가치와 갈등 해결 태도 및 기술을 중심으로 평화교육을 통일교육에 접목시키"는 것은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며, 방법이다. '평화'는 남북관계에게만 적용되는 가치가 아니다. 지구상 모든 국가와 모든 인민들의 목적이자, 방법이어야 한다.

 

<도덕교과서>가 지향하는 교육 목적을 감안하면 '평화교육'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평화'를 가르침으로써 그 아이들이 자라나서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 인민과의 관계를 대립과 갈등이 아니라 '평화'로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교과부가 내려보낸 집필기준 수정안을 보면,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되”라는 부분을 삭제하도록 했다. 북한 인권문제를 다룰 때에 인권 보편성도 중요하지만 북한 특수성을 고려한 것으로 남북관계를 위한 우리 정부의 최소한의 배려였다.

 

우리 정부가 북한 인권에 대한 특수성을 고려한다고해서 북한을 인권국가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 모두는 아니지만 남북관계를 고려한 우리 정부의 북한 인권 정책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지지했다.

 

<도덕교과서> '집필근거 수정안'을 내려보낸 교과부는 해명하기로 “교과서가 이념적·정치적 논리에 휘둘리지 않도록 ‘시각’을 배제한 채 사실관계 위주로 기술하자는 의견이 있어 수정안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교과부 이런 해명은 지난 번 <한국근현대사> 역사 교과서 수정 때처럼 자신들 결정을 뒤접었다. 기존 도덕 교과서 집필기준은 옛 교육부가 교사와 관련 학회 등의 의견을 들어 2007년 8월 최종 확정한 것이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자신들이 결정한 집필기준을 1년 6개월도 안 되어서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어 버렸다. 교과서 집필 기준이 정권에 따라 '이념적·정치적 논리'와 '사실관계 위주로 기술'로 오락가락하면 아이들에게 바른 도덕기준을 심어줄 수 있겠는가?

 

'평화교육'을 시키는 것이 왜 이념과 정치적 논리인지 이해가되지 않는다. 아니. 교과부는 이념과 정치적 논리를 배제하고, '사실' 관계 위주로 기술하자고 했지만 통일교육에서 평화교육을 빼거나 남북한 체제 차이성보다는 남한 체제 우월성만을 강조하면 특정 세력들이 주장해왔던 흡수통일 같은 논리가 개입될 수 있다. 이는 또 다른 이념과 정치적 논리다.물론 교과부가 내려보낸 '집필 기준 수정안'에는 '흡수통일'이라는 용어는 없다.

 

사실 '도덕'은 절대 개념이 아니다. 도덕만큼 다양성을 가진 개념과 기준도 없다. 시대와 시대, 국가와 국가, 민족과 민족, 이념과 이념, 종교와 종교가 다양한 것만큼 도덕 개념도 달라진다.

 

기존 집필기준이 북한 체제를 인정하거나 북한 인권을 존중하여 대한민국을 부정한 도덕교과서가 아니라면 교과부는 1년 6개월 전 자신들이 결정한 집필 기준을 존중해야 한다.

 

2009.01.06 12:17ⓒ 2009 OhmyNews
#교과부 #도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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