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만나고부터는 이 세상 모두를 다 가진 것 같다

[새해 바란다] 기분을 좋게 하는 말

등록 2009.01.05 21:09수정 2009.01.0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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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살을 먹으면서 삶을 되돌아보는 일이 빈번해집니다. 그만큼 일상에 맞물려 살아온 일들이 적잖이 도드라진다는 것이겠지요. 인생을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그 삶의 궤적이 다른 까닭일 테죠. 잘 살았다고 드러내놓을 것은 없으나, 그래도 해말갛게 떠오는 일들에 아직은 마침표를 찍지 않겠다는 건 애써 살아야겠다는 몸부림입니다.

 

좋게 사는 것은 충분한 부추김을 받을만 합니다. 우리 사는 세상에 그보다도 소중한 일은 또 없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일들에 즐거운 의미를 또박또박 붙여줍니다. 수많은 일들이 제 나름으로 날아듭니다. 장미꽃이라고 해서 향기롭고, 나비라서 화려한 날개를 갖는 게 아닙니다. 그 어떤 일이 더 중요한 게 아닙니다. 낱낱으로 펼쳐지는 일상이 자신의 삶의 잣대가 되어야합니다.

 

좋게 사는 것은 충분한 부추김을 받을 만 합니다

 

‘타인이 나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듯이 남을 통해 자신을 볼 때, 스스로를 더욱 선명하게 키워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지 않은 일 슬펐던 일은 모두 다른 사람의 것으로 밀어내고, 기뻤던 일이나 드러내놓고 싶은 일은 모두 내가 발현한 것처럼 챙기고 마는 착각에 빠집니다. 모두 `내 탓이고, 네 덕이다`고 배려하기 위한 마음의 그릇이 조그맣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알토란같은 사랑을 담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늘 부대끼며 사는 사람들, 그토록 싫어했던 타인이었지만, 그가 하는 말과 행동을 찬찬히 살펴보면 압니다. 그 속에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대신합니다. 말 빛깔이 좋은 사람은 함부로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항상 자신이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지기를 바란다면 타인을 통해서 나를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반사되어 나타나는 내 모습이 진짜(眞我)입니다. 혼자만 판단하고 평가해서 얻은 내 모습은 그냥 빈껍데기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그대로 믿고 따라 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말 빛깔이 좋은 사람은 함부로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말을 통해 그 사람을 아는 것 같지만, 실상은 평소 그가 행하는 태도를 통해 알게 됩니다. 무시로 쏟아내는 말이 아니라 단아한 행동을 통해서, 훈훈하게 묻어나는 인간미를 통해 판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자기가 겪었던 일들 얘기하라면 그저 말꼬리가 길어집니다. 왜 그럴까요? 삭히지 못한 이야기가 많은 까닭입니다. 

 

불혹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타아(他我)보다 진아(眞我)를 부시는데 진중하라는 가르침입니다. 흔히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 솔직담백함에 놀라게 됩니다. 그들은 조그만 일 하나도 그저 빙빙 돌려서 말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이든지 투명하게 말합니다.

 

우리 삶에는 이렇듯 하고픈 얘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말이 많다는 것은 가려 쓸 말이 적다는 뜻입니다. 인생을 아낌없이 소화하며 산 사람은 자신의 모습을 전부 드러내놓고 쉽게 말합니다. 어렵게 살지 않고 단순하게 삽니다. 그 곁에 서면 편안해집니다. 사는 이치도 이와 같아야 합니다. 사랑한다고, 너 없으면 못산다고 목을 매는 사람들이 얼굴을 붉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자신이 쏟아놓은 말 때문에, 말을 앞세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가꾸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말이나 행동은 그 자체로 그 사람의 인격이 되고 성품이 됩니다. 그렇기에 마음과 생각이 곧 말이어야 하고, 정직하고 따뜻해야 합니다. 자기가 한 말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아파하지 않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함부로 윽박지르거나 상스러운 말을 거두어야 합니다. 아무렇지 않게 툭툭 내뱉는 말 한 마디가 상대방에게는 가슴을 에는 아픔이 되고, 평생 잊혀지지 않는 응어리로 남습니다.

 

인생을 아낌없이 소화하며 산 사람은 단순하게 삽니다

 

그러나 내 말을 어떻게 전할까 애써 고민할 까닭이 없습니다. 내 생각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전하면 됩니다. 칭찬을 하면 말하는 사람의 겸손하고 자상한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그러나 험담을 하면 그 사람의 거칠고 흉한 모습이 그려집니다. 어떤 말이고 간에 말하는 사람의 영상이 서로의 가슴에 깊이 남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나쁜 말을 하면 나쁜 그림이 그려져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괴로워지고, 좋은 말을 하면 좋은 그림이 그려져 그 사람을 생각할 때마다 즐거워집니다. 밝은 웃음을 나눌 수 있는 친밀한 대화가 서로의 사랑을 농익게 합니다. 아시지요? 참으로 소중한 말은 ‘사랑한다`는 말보다 서로의 고통을 헤아려주는 ’고마워‘라는 따뜻한 말 한 마디면 족합니다.

 

어두운 길을 등불없이도 갈 것 같다/ 걸어서도 바다를 건널 것 같다/ 날개없이도 하늘을 날 것 같다// 널 만나고 부터는/ 가지고 싶던 것/ 다 가진 것 같다// _ 이생진 ‘널 만나고 부터는’ 전문

 

이생진 시인의 시를 읽으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환해집니다. “널 만나고 부터는 가지고 싶은 것 다 가진 것 같다.”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말이 있겠습니까.

 

때문에 기분 살아나는 말을 많이 하고 살아야겠습니다. 기분 좋게 하는 말은 남을 크게 부추깁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밝은 웃음과 친밀한 대화를 버무리면 하루를 사는데 더없이 환한 얼굴을 가지게 합니다.  

2009.01.05 21:09ⓒ 2009 OhmyNews
#진아 #타아 #인격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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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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