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을 자극하는 메뉴들 입에 쩍쩍 붙는 커피, 달콤한 와플, 고소하고 산뜻한 샌드위치, 촉촉한 머핀까지. 저녁 먹은 뒤에 저 많은 음식들을 모조리 해치웠습니다.
조혜원
노엣지님 커피숍, 안 도와드리겠습니다초면이지만, 서로 어색함 없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마도 진보신당과 은평구라는 두 가지 울타리가 엮인 사이라서 그랬겠지요. 밝고 맑은 목소리와 생각들이 섞여 친근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몇 시간이고 이야기해도 좋을 것 같았지만, 그 날은 제가 보신각 촛불 문화제에 가야 했기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커피숍을 나왔습니다.
그렇게 다녀온 뒤에, 진보신당 게시판에 있는 노엣지님 글을 죽 읽어보았습니다. 노엣지님이 운영하는 블로그(
http://blog.naver.com/noedge74)에도 들어가 보았고요. 한 번 만난 것뿐인데 글이 주는 울림이 전과 많이 다릅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건, 전과 같지 않다'더니만 제가 꼭 그런가 봅니다. 노엣지님 마음 구석구석이 조금씩 느껴지는 건 물론이고, 장애인에 대한 나와 우리 사회의 무지와 무관심을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컴퓨터를 한다는 게 생활에서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네이버 블로그 같은 경우 몇 번 개편되면서 동영상이나 사진 같은 걸 올리는 게 불가능해졌습니다. 전에는 사진이나 동영상·음악링크도 혼자 할 수 있었는데 개편되면서 이 세 가지 기능 모두 스크린 리더기를 지원하질 않지요. 시각장애인은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데 관심 없을 것이라는 접근은 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블로그나 사이트 개편할 때 고려대상도 아닌 것 같고요. 제가 알기로는 영국 같은 경우 시각장애인의 웹 접근성을 고려하는 사이트를 운영하지 않거나 현저히 접근성에 위배된다면 처벌받는 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런 부분에 대해 논의조차 없는 듯 하여 안타까울 뿐입니다. 네이버나 다음 정도의 메이저 포털이라면 이런 서비스 부분에서 어떤 대답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노엣지님이 쓴 저 글을 보면서 내 자신을 돌아봅니다. 실은, 노엣지님이 게시판에 글 남기는 걸 보면서 '어떻게 글을 쓰고 읽을 수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진보신당 락 동호회 활동도 하는 분이어서 한 번씩 음악 동영상도 올리고는 했는데, 그때도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해답은 바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크린 리더기'였던 거죠.
하지만 스크린 리더기가 모든 걸 해결해 주는 건 아닌가 봅니다. 2년차 시각장애인인 노엣지님은 그런 현실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자 '시각장애인 당원님들을 위한 센스리더로 게시판 글쓰기 방법'이라는 글도 남기고, 그 방법을 본인 목소리로 녹음한 파일까지 올려놓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