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우편엽서간절한 소망을 담아 쓰는 우편엽서
박종국
현재 기네스북에 올라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우체통은 캐나다 벤쿠버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2008년 광주시 광산구가 높이 6m, 세로 3m나 되는 초대형 우체통을 만들어 기네스북의 기록을 갈아 치웠다고 한다.
다만 세계 최고, 최대라면 그 무엇도 다 해내고마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조급성'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곳의 또 하나의 명물인 소망우체통. 반갑다. 웬걸, 가까이 다가섰더니 담대한 규모에 기가 질린다. 뒤편으로 돌아가 보니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열려 있다. 안에는 엽서와 필기도구가 두 곳에 마련돼 있어 소망과 안부를 누구에게나 전할 수 있다.
엽서 앞면에는 간절곶 해맞이 풍경을 담았다. 근데, 무료다. 이렇게 써서 우체통에 넣어놓으면 하루 한번 꼭꼭 수거해서 수신자에게 보내 준다고 한다. 참으로 마음이 흐뭇해지는 배려였다. 누가 이렇게 좋은 발상을 했을까?
'
저 소망우체통에 엽서를 쓰면 내가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 보낼 수 있을까? 내 마음속의 편지는 언제 저 소망우체통을 통해 보낼 수 있을까?'간절곶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등대로 해맞이 명소로 포항 호미곶과 정동진에 버금가는 장소다. 하지만 길손이 생각하기엔 이렇듯 사람들이 이곳을 즐겨 찾는 이유가 '간절곶'이란 이름값만큼이나 소망우체통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그곳에 들르는 사람마다 우체통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지 않는 사람이 없어 보였고, 대부분 우체통 안으로 들어가 엽서 한 장씩을 갖고 나와 정말이지 오랜만에 편지를 쓰느라 손길이 바쁘다. 길손도 근래 편지를 써 본 기억이 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