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새해벽두부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봉사단원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침상의 이불들을 꺼내 먼지를 털어내고, 구석구석을 청소하는가 하면, 여성과 남성으로 나뉘어 차례로 목욕을 시켜드리고 행여나 감기에나 걸리지 않을까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며 손톱과 발톱까지 깎아 드리며 분주했다. 또 휴게실 곳곳을 찾아 다니며 준비해간 간단한 간식을 내밀며 손을 꼬옥 잡고 담소를 나눴다.
노흥수 호남향우회 사무총장은 “울산에만 향우들이 23만여 명에 달한다”고 소개한 뒤 “소외된 계층에 온정의 손길을 보탬으로 지역사회 내 계층간의 통합에 일조하고 향우들의 화합을 다지는 계기로 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 봉사단을 본회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체계화 해 보다 폭 넒은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권역별로 조직된 6개의 지역회와 20여개가 넘는 분회 등을 통해 대대적인 봉사대 조직 구상을 내비쳤다.
사업가가 꿈이라고 밝힌 고영훈(현대청운중2)군은 “아버지의 권유로 동참하게 됐다. 이불 먼지 털기와 목욕봉사를 했다”며 “즐거워하시는 할아버지들의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수줍게 소감을 밝혔다.
“할머니, 손이 정말 부드럽네요!”
청애요양원에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다 향우회와 짝을 맺어 준 곽점수 사업부장이 일흔이 넘은 박 할머니의 손에 로션을 발라주며 말하자 “만날 먹고 노니까 부드럽지!”라고 대답해 요양원 식구들과 봉사단원 모두가 한바탕 웃음을 터뜨리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사랑 나눔은 이어졌다.
류종석 호남향우회장은 “새해부터 함께 동참해준 향우들이 자랑스럽다”며 “23만명의 호남인들이 단결해 울산광역시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앞장 서겠다”고 신년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또 “지역 내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지속적인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덧붙였다.
“다음에 올 때는 떡집 아저씨 데리고 올게요!”
아쉬워하며 마주 잡은 손을 놓지 않는 요양원 할머니의 손을 움켜쥔 채, 떡이 먹고 싶다던 귓속말에 단단히 약속하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고생들 했네!... 다음달에는 맛있는 떡을 해 오세나!”
짧지만 의미 있는 약 3시간여의 봉사활동을 마친 이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저마다 얼굴에 행복한 햇살을 담아갔다.
경기불황의 여파로 잔뜩 움츠려 든 이때에 나눔과 봉사활동으로 신년을 맞은 ‘재울산호남향우회’의 BEST ULSAN 자원봉사단을 시발점으로, 울산전역의 그늘진 곳마다 행복한 태양이 골고루 비춰지기를 기대해 본 하루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1.05 08:34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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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봉사로 맞은 특별한 새해엔, 행복한 태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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