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의 위험을 알리는 대표적인 책
이지북
채식주의자들과 건강한 먹을거리에 관하여 연구하는 많은 사람들은 우유가 완전식품이라고 믿지 않으며, 세계적으로 우유를 많이 먹는 나라에서 골다공증 발생 비율이 가장 높다는 통계결과를 더 신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절대로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우유 강제급식이 이루어져서는 안 됩니다. 우유 급식은 선택사항이 되어야 합니다.
우유가 완전식품이라고 믿은 부모와 학생들은 우유급식을 선택하고, 우유가 완벽에 가까운 위험식품이라고 믿는 부모와 학색들에게는 우유를 마시지 않아도 되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중학교에 다니는 큰아이 학교 급식비에는 우유 급식비가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유를 원하는 아이들만 따로 비용을 부담해서 우유급식을 합니다.
그런데,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학교급식비 속에 우유값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만 하여도 큰아이 6년, 작은아이 5년을 우유를 먹지 않으면서 우유값을 고스란히 부담하였습니다.
두 아이, 초등 11년간 강제급식 우유값 66만원두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동안 우유 한 팩 평균가격을 300원으로 계산하고, 한 달에 대략 20일쯤 1년에 대략 200일을 급식한다고 계산하면, 11년 동안 66만원의 우유값을 부담한 셈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추산한다면 우유 급식을 반대하는 부모들은 6년동안 36만원의 우유급식비용을 강제로 부담하고 있는 것입니다.
동양인의 경우 우유를 제대로 분해하지 못하고 설사하는 경우도 많고, 아토피를 앓는 아이들 중에는 우유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이런 저런 이유로 우유를 먹지 않으려는 아이들이 많이 있는데도, 학교에서는 영양 기준을 지키기 위하여 우유를 학교급식에 포함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제 큰아이가 다니는 중학교의 경우 우유 급식을 신청하는 비율이 대략 60%정도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초등학교를 보내는 많은 부모와 아이들이 우유급식을 원하지 않으면서도 '울며 겨자 기'로 강제급식에 내몰리고 있다는 뜻이지요.
실제로 유가공협회 통계에서도 전국 초중고등학교 중에서 우유 (강제)급식을 하는 학교는 초등학교 94.2%, 중학교는 38.1%, 고등학교는 25%라고 합니다. 결국,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학교에서 시키는대로, 혹은 주는대로 먹는 초등학교는 대부분 우유 (강제)급식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머리가 커져서 주는 대로 먹지 않고 싫으면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중학교·고등학교로 올라 갈수록 우유 급식 비율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지요. 결국, 우리나라 우유 회사와 낙농농가를 우유 강제급식 당하는 초등학생들과 60만 군인들이 지탱하고 있는거구요.
만만한 초등학생만 대부분 강제급식우유 강제 급식은 정확히 모르긴 해도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유 마시기를 원하지 않는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반인권적인 규정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낙농육우협회에서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우유 강제 급식 확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도 우유를 먹게 하고, 정부가 급식비용을 지원해서라도 우유를 먹게 하자는 것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인한 젖소 송아지 가격 폭락과 우유 소비 감소로 인한 낙농육우 농가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우유 강제 급식 확대'는 결코 올바른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국내 우유 소비량 통계를 보면, 1994년 1인당 34.4㎏이었던 것이 2006년에는 28.8㎏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소비자들이 우유를 원하지 않는다는 가장 뚜렷한 증거자료입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우유를 외면하는데도, 군대와 학교 같은 곳을 통한 강제급식으로 소비를 늘이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우유가 완전식품이라고 믿었던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분유보다는 모유가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모유수유가 늘어나고 있고, 환경오염의 측면에서나 건강을 위해서 우유가 적절한 대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근본적으로는 우유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에 맞추어서 우유 생산량도 줄이고,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젖소 사육을 줄여나가는 것이 해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포스팅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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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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