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게 시작한 2009 한국정치,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니~

['여의도'에 바라는 희망사항]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두 가지

등록 2009.01.01 10:10수정 2009.01.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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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시끄럽게 시작하는 새해가 있을까 싶을 만큼 2009년 첫 걸음이 매우 어수선하다. 누구는 시끄럽다, 누구는 지저분하다, 누구는 낯짝도 보기 싫다고 한다. 누가 그러느냐고 물을 것도 없다. 다들 그러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그나저나 새해가 왔다. 그런데, 2008년에 불어닥친 난감한 경제상황을 미처 다 해결하지 못하고 맞이한 새해인데도 나라 살림살이 한 축을 담당하는 국회가 저리 난장판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아니지, 즐거운 뜻에서 난장판이면 달리볼 여지가 있겠으나 아무리 보아도 그건 아닌 듯하다. 아무래도 새해 새 바람은 국회에 먼저 불어야 할 듯하다.

 

소가 몰려 온단다. 2009년은 소띠 해란다. 넉넉함이 있고, 여유로움이 있고, 다툼에도 자잘한 꼼수가 없어 보이는 소들을 원 없이 볼 수 있는 해란다. 그런 새해에는 국회 역시 크고 넉넉한 걸음걸이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적어본다. 국회에 바라는 새해 소망 말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두 가지만 바란다. 어렵지도 않고 복잡하지도 않다. 실제로 국회에서 일할 사람들은 국회의원들 당사자들이지 서민들은 아니지 않은가. 그저 너무도 멀게만 느껴지는 국회에 부디 표심이 아닌 민심이 그대로 전해지길 바랄 뿐이다.

 

첫째, 다툼에도 예의가 있는 국회가 되었으면 한다. 누가 잘하고 누가 잘못했느냐는 사안에 따라 달리 얘기할 일이겠으나, 중요한 것은 다툼도 예의를 갖춰 할 때에 비로소 뭔가를 발견해 내는 의미있는 다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예의를 갖춘 다툼이란 무엇인가. 그건 바로 말하는 바와 행동하는 바가 일치하는 것이리라. 그럴 때에야 말하는 자도 정치인으로서 명분을 얻을 수 있고, 상대방 역시 명분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돈 정치'라는 비아냥을 듣는다지만, 그래도 나라 살림살이에 큰 역할을 감당하는 국회정치란 모름지기 그 어떤 자리보다 명분이 중요하지 않은가. 치사한 꼼수말고 일리있는 명분 말이다. 충분한 명분 아래 이루어지는 정치만큼 큰 지지를 받는 일도 없으리라.

 

둘째, 우리나라 시민과 늘 소통하는 국회가 되었으면 한다. 지난 2008년 한 해 우리나라 시민 누구나 가슴 치며 아파하는 일이 있었다. 그것은 청와대를 봐도, 국회를 봐도 어디 하나 대한민국 국민과 참다운 소통을 하는 곳을 못 보았다는 안타까움이었다.

 

새 정부는 시작부터 삐걱대었다. 작은 것이나마 무슨 일을 해보기는커녕 아예 지명 이후 어느새 부끄럽게 사퇴하게 된 이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대통령 스스로 잘 아시겠지만, 그 이후에도 정부는 내내 국민과 자주 얼굴을 붉히곤 했다.

 

국회라고 다르지 않았다. 새 국회가 꾸려진 뒤 두 달 이상이나 아무 일도 못하고 잠자고 있었다. 다들 알고 계시리라. 그리고서 한 일이 도대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도 연말에는 한 술 더 떠 국회는 법안 심의는커녕 제대로 법안을 보지도 못한 채 무더기로 '직권상정'이니 어쩌니 하는 상황까지 다다랐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새해를 맞이했다.

 

한미FTA, 언론 관련법 등 온 나라를 두 번 세 번 뒤집고 또 뒤집을 일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그 외에 이른바 민생법안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심의 한 번 제대로 못 받아보고 사라질 법안들이 또 얼마나 될 지 알 수 없다. 새해 국회는 그 무엇보다 소통하는 국회로 변해야 할 상황에 있다. 일하는 국회, 그것 참 좋다. 그러나 그 전에 먼저 소통하는 국회가 되어야 할 형국이다.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는 게 당연한 국회가 다툼에도 예의를 지키는 정치를 펼쳐가길 바란다. 가장 바쁘게 일하는 곳이 되어야 할 국회가 무엇보다 국민과 소통하는 국회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이 두 가지만 제대로 살펴도 좀 더 보기좋은 대한민국 국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2009.01.01 10:10ⓒ 2009 OhmyNews
#국회 #2009년 #새해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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