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오르는 수평선
전용호
달 오르는 곳에 지은 절집늦었다. 시계는 7시를 향해 느릿느릿. 하지만 마음은 빨리빨리. 하늘이 어둠을 깨는 시간. 돌산대교를 지나 아파트 몇 채를 보고서 돌아서면 좌측으로 용월사 표지석이 크게 보인다. 언덕길을 따라 시원스럽게 달리면 초등학교도 보이고 좁은 도로를 겨우 빠져 내려선다. 바닷가에 고니가 추위를 이기려는 듯 고개를 파묻고 새벽을 열고 있다.
돌산도에는 해맞이 장소로 유명한 향일암이 있지만 비슷한 분위기가 나는 곳이 한 곳 더 있다. 용월사(龍月寺)다. 향일암은 해를 향한 암자, 달 오르는 곳엔 용월사. 바닷가 절벽위로 달뜨는 곳에 절집을 지었는데, 언제부턴가 해를 맞는 절이 되었다.
고갯길로 올라서니 하늘이 붉어지고 있다. 그리 늦지는 않았다. 용월사에 들어서니 검둥이 개가 어슬렁거리며 다가온다. 새벽에 뭔 일이냐는 듯 묻는 것 같다. 아직 깨지 않은 절집은 조용하기만 하다.
해맞이하러 또 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