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1896-1948) I '무희(Dancers)' 캔버스에 유채 51×33cm 1940년대 국립현대미술관
김형순
1940년대 초 미술은 감각적 개성주의로 잠시 기운다. 하지만 41년에서 45년까지는 일제의 수탈이 극에 달한 암흑기다. '무희'는 그런 것과 상관없이 세계 일주를 하며 몽마르트르의 '캉캉'을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 그림은 제국의 정서인지 아니면 작가의 나르시시즘인지는 몰라도 화려하고 이국적이다.
나혜석은 고희동, 김관호, 김찬영에 이어 4번째로 일본에서 서화를 공부한 최초의 여성작가다. 그는 화가 이전에 문필가였다. 김억, 황석우, 오상순 등과 함께 <폐허>에서 활동하였다. 미술사학자 김미경은 그를 구문화와 신문화가 혼재되고 교차하는 작가로 평한다.
1921년에 '귀국전'을 열고 색채에 신선한 효과를 주는 '인상파 분할묘법'도 선보인다. 남편 김우영과 유럽여행을 하고 파리에 머무는 동안 33인 중 한 사람으로 삼일운동의 동지였던 최린과 로맨스로 물의를 일으켜 이혼하고 말년을 불우하게 마친다. 그는 여성선각자로 한 시대의 희생자가 된 것인가.
미군정 과도기에 '양색시'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