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움츠린 채 띠기 체험을 하고 있는 예슬이와 슬비. 날씨가 추워 중무장을 했지만 추위는 피할 수 없습니다.
이돈삼
담양으로 갑니다. 차창으로 스치는 겨울 풍경이 고요하기만 합니다. 거리에서 성탄절 분위기도 전혀 느낄 수가 없습니다. 들녘의 보리밭만 푸릇푸릇 생기를 띠고 있습니다. 보리밭은 올 겨울도 그렇게 맨몸으로 버티는가 봅니다.
집을 나선지 40여분 만에 송학민속체험박물관에 도착합니다. 이 순간 아이들의 관심은 붕어빵과 띠기 체험이 전부입니다. 슬비와 예슬이 둘이서 사이좋게 띠기 체험을 두세 차례 합니다. 지난 겨울에 해보고 1년 만에 다시 해보는 띠기 체험이지만 손놀림이 능수능란합니다. 전용 국자에 설탕을 한 숟가락 넣고 연탄불에 올려 국자를 달굽니다.
설탕이 녹으면서 국자에 눌어붙지 않도록 한손으로는 나무젓가락을 잡고 쉼 없이 저어줘야 합니다. 슬비의 손놀림에서는 여유가, 예슬이의 손에서는 부지런함이 묻어납니다. 그 사이 설탕이 다 녹고, 거기에 약간의 소다를 찍어 넣어 부풀리게 한 다음 설탕이 깔려있는 판에 붓습니다. 그 다음엔 여러 가지 틀을 가지고 원하는 모양을 찍어냅니다.
슬비는 말 모양을, 예슬이는 자동차 모양을 찍습니다. 그리곤 입으로 '쏘옥'. 띠기 체험을 두세 번 하더니 슬비는 붕어빵을 만들러 갑니다. 예슬이는 아예 자세를 다잡고 다시 앉습니다. 체험을 할 때마다 직접 만든 설탕과자(띠기) 한 조각씩을 입에 넣어줍니다. 너무 달아서 먹는 게 곤혹입니다.
"내가 만든 게 맛 없어?""아니! 맛은 있는데, 아빠는 원래 이 과자 안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