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고사 대신 체험학습의 기회를 주었다는 이유로 해임된 박수영 교사가 24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 거원초등학교 앞에서 담임을 맡았던 6학년 9반 학생들과 '교문밖' 방학식을 갖고 있다. 방학에 들어가는 학생들이 "당분간 선생님을 볼 수 없어 아쉽다"며 팔짱을 낀 채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남소연
이들은 지난 촛불정국을 거치면서 조직된 지역 촛불 운동을 벌여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붉은색과 푸른색의 산타복을 입고 나와 "일제고사 반대" "교사 징계 철회" 등의 요구를 담은 피켓을 들고 박 교사와 마주했다.
한 회원은 "우리가 활동하는 지역에서 참교육을 실천하는 교사가 해임됐는데, 그를 지켜주고 싶다"며 "이런 활동도 지역 촛불의 건전한 활동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지역 촛불 운동만 진화한 게 아니다.
학부모들도 교문 앞에서 자연스럽게 "우리가 이제부터 학교 운영위원회에 참여하자" "엄마들이 나서서 학교를 바꾸고 교육을 지키자"는 의견을 나눴다. 즉석 학부모회가 열린 셈이다.
학부모 이모씨는 "박 교사의 해임을 겪은 뒤 학부모들도 많이 배우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학부모들도 학교와 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는데, 나쁜 의미의 '치맛바람'이 아니라 좋은 방향으로 활동을 지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도 학부모들은 박 교사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자발적으로 작성해 오기도 했다.
교사-학부모-시민들의 '아침 시위'가 약 1시간 가까이 이어지고, 오전 9시 30분이 되자 방학식을 마친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교문 밖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아이들은 박 교사가 담임을 맡았던 6학년 9반 학생들이었다.
수십 명의 아이들은 "선생님~!"을 외치며 박 교사의 품으로 달려들었다. 한꺼번에 아이들이 달려드는 바람에 박 교사가 들고 있던 피켓이 부서졌다. 아이들은 "선생님 개학 할 땐 돌아오실 거죠?" "꼭 졸업식은 같이 해요"라고 말했다.
학생들 "개학식 땐 선생님 돌아와 계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