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에서 처음 칭찬받은 민주당

민생민주국민회의, "의원직 걸고 싸워달라" 장미꽃 선물

등록 2008.12.23 19:11수정 2008.12.2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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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꽃받는 민주당 지도부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이 23일 오후 국회를 격려 방문한 민생민주국민회의 지도부로부터 장미꽃을 전달받고 있다.
장미꽃받는 민주당 지도부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이 23일 오후 국회를 격려 방문한 민생민주국민회의 지도부로부터 장미꽃을 전달받고 있다.연합뉴스
▲ 장미꽃받는 민주당 지도부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이 23일 오후 국회를 격려 방문한 민생민주국민회의 지도부로부터 장미꽃을 전달받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당 의원들이 장미꽃처럼 순결하고 열정적으로 싸워달라는 뜻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붉은 피를 흘리며 싸우라는 거군요."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

"의원직을 걸고 싸워주십시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

"그런, 가시가 있는 장미네요." (모두 웃음)(서갑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민변, 참여연대 등 4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생민주국민회의(이하 국민회의) 지도부가 이른바 'MB악법'저지를 위해 국회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에게 진보의 상징꽃인 장미꽃을 선물했다.

 

장미꽃을 선물 받은 민주당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 정진화 전교조위원장,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주종환 동국대 명예교수, 장은숙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 김동완 정의평화기독인연대 장로 등은 23일 국회를 방문해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이미경 사무총장 등에게 장미꽃을 전달했다.

 

박석운 위원장은 원 원내대표에게 "우리는 밖에서 싸우고 한편으로는 국회에서 싸우는 민주당을 지지하기 위해 왔다"며 "MB악법과 한미FTA를 기필코 저지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정원법 개정안을 낸 이철우 의원을 비롯해 신지호 의원(집시법, 과거사법), 공성진 의원(테러방지법), 나경원 의원(사이버모욕죄), 김성조 의원(최저임금법), 정병국 의원(방송법, 신문법), 박종희·공성진 의원(금산분리 완화 등 각종 금융, 재별규제 완화) 등을 '민주주의, 민생파괴 악법 7적'으로 규정했다고 소개하면서 "반대로 잘 싸우는 의원들은 디딤돌 7인으로 모시겠다"고 밝혔다.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은 "국회가 유린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열심히 싸우고 있는 모습에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도 천막당사를 만들어 싸운 적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의석수를 넘어서 끝까지 싸워달라"고 독려했다.

 

민주당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제 정당·시민사회단체·각계인사 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의 '부자감세'안을 저지하겠다고 공언했으나, 바로 다음날 예산안 처리에 합의해 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국민회의는 정세균 대표를 항의방문한 데 이어, 기자회견을 열어 "부자들의 곳간만 채우는 야합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그랬던 국민회의로부터 장미꽃을 전달받은 민주당은 고무된 표정이었다. 지난 대선때의 대통합민주신당 시절이후 시민단체들로부터 항의나 비판이 아닌 지지격려를 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상임위원회를 점거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들께 죄송하지만, 우리의 결사저지 당위성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이해와 격려를 해주셔서 힘을 얻고 있다"면서 "이렇게 시민사회지도자들도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국회가 MB악법의 전쟁터가 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처음 칭찬을 받은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견결하게 싸워달라는 뜻이기 때문에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신뢰할 수 없으나,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잘 싸워줘야"

 

"민주당이 싸우는 모습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국민회의의 한 인사는 "지난 번 예산안때도 갑자기 돌아선 것처럼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잘 싸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국민회의측은 이어 강기갑 대표 등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도 방문해 장미꽃을 선물했다.

 

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예산안 싸움 이후에는 민주당이 열심히 하고 있어서 순조롭게 공조가 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민주당이 숫자가 많기 때문에 결정과정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계속 성원을 잘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주종환 명예교수는 "민주당에서 얘기하려다 못했다"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예전에 의원직 사퇴서를 전부 받아놓고 단식투쟁을 한 적이 있는데, 그렇게 했기 때문에 그가 대통령이 된 것"이라고 조언했다.

 

"'MB악법' 저지투쟁, 민주당의 앞으로 4년 좌우"

 

한편, 민주당은 이번 'MB악법 저지투쟁'을 이후 활동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재성 대변인은 "이번 국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앞으로의 4년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불과 몇주 전에 민주연대 등의 거센 비판이 제기되던 것과는 달리 급속한 내부결속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22일 오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연 의총에는 전체 83명 의원중 70명이 넘는 의원들이 참석했으며, 정세균 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비판도 쏙 들어간 상황이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해머 한 방으로 내부 결속은 확실히 이뤄졌고, 당내 무기력감도 어느 정도는 줄어들었다"면서 "단기간의 양비론적  여론은 무시하고 가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한나라당이 찬반논란이 있는 한미FTA문제를 갖고 한참 밀고당기기를 하면서 '야당의 발목잡기'라고 했으면 우리로서는 힘든 상황이 됐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한나라당이 외통위에서 돌발적인 방식으로 한미FTA비준을 처리하면서 상황을 깔끔하게 만들어놨다"고 정리했다.

 

비판의견 일색이던 민주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글도 '민주당 화이팅'(이건희), '이제야 정신차린 민주당에 박수를'(김준완) 등 글들이 늘어나고 있다.

 

민주당은 22일 '한미FTA 비준동의안 상정과정의 물리적 충돌 책임'에 대해 민주당 책임이라는 의견이 28.5%, 한나라당이 49.8%라는 내용이 담긴 자체여론조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들려나오는 상황까지 가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유화적인 정세균 지도부가 언제까지 강경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시각도 있으나, 민주당의 '투쟁하는 야당'모드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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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3 19:11ⓒ 2008 OhmyNews
#장미 #민생민주국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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