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가 대운하'라고 양심선언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연구원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는 소식을 듣고 22일 저녁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모인 연구원과 시민들이 '김이태 박사 지키기' 촛불문화제를 열어 징계방침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남소연
"저들이 말하는 국민 중에 너와 나는 없고,저들의 계획 속에 너와 나의 미래는 없지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노래패 '꽃다지'의 노래가 흘렀다. 그리고 이런 집회 참여가 어색하다던 연구원들은 어느새 노래에 맞춰 촛불을 흔들었다. 동료 직원이자 연구원인 김이태 박사를 지키기 위해서다.
'대운하 징계' 김이태 지키기에 나선 촛불들 22일 오후 6시 경기 고양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로비에 모인 100여 명의 한국건설연구원 직원들과 연구원, 그리고 시민들은 "김이태 연구원의 징계를 막아내자"며 촛불을 높이 들었다.
김 연구원은 지난 5월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 "반도 물길잇기 및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는 대운하 계획"라고 폭로했다는 이유로 23일 징계위원회 회부를 앞두고 있다.
징계를 하루 앞둔 터라 이날 '김이태 연구원 지키기' 촛불 집회에는 평상시보다 많은 인원이 자리를 함께 했다. 퇴근 후 아이와 함께 온 내부 직원부터 수업을 마치고 달려온 고등학생까지. 이들은 함께 "징계 추진 중단하라", "연구 자율성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이태 연구원과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은아씨는 아이와 함께 자리를 지켰다. 전씨는 "김이태 연구원 같은 분이 징계를 당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내일 징계를 앞두고 다급한 마음에 이렇게 촛불을 들게 됐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수업을 마치고 달려왔다는 고등학교 2학년생인 정아무개군은 "징계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촛불이 사그러드니까 말을 바꾸는 정부의 모습에 정말 실망했다"며 "연구원들의 양심을 침해하고 거짓말하게 만드는 정부를 보면서 학생으로서 뭘 배워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