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환 부국환경포럼 대표(전 국회의원)
유성호
- 포럼에 참여한 진수희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4대강 정비와 대운하의 차이라는 게 결국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문제다, 대운하는 그때 가서 국민들에게 물어볼 일"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는데, 결국 대운하 하겠다는 뜻 아닌가?"진 의원도 그렇고 박재완-박병완 청와대 수석이 대통령 뜻을 어떻게 아나? 언론의 질문 자체가 그쪽에 초점을 맞춰서 하고, 여러 말을 하면 그것만 뽑아서 쓰지 않나?"
-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국민들이 원치 않으면 대운하 절대 안 한다는 걸 천명하는 게 어떻겠냐'고 건의했는데, 대통령은 답을 안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결국 대운하를 추진하는 것으로 가닥 잡은 것 아니겠나?"이 대통령이 지난 촛불정국 가운데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대운하를 안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대선공약은 지켜야 한다고 본다. 내가 독일 가서 마인-도나우 운하(박 대표는 'RMD운하'로 지칭)를 만든 사람들을 만났다. 그 사람들이 '운하를 찬성하는 여론이 몇 %냐'고 묻길래 30% 넘는다고 했더니 그럼 백번 해도 된다고 했다. 마인-도나우 운하도 처음에는 반대 여론이 높았지만, 지역 주민들이 여론을 환기시켰다. 마인-도나우 운하 인근 주민들이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을 움직이고, 정치인들이 예산을 가져와서 추진했다."
- 결국은 대운하를 추진하겠다는 게 옳다는 말인가?"대운하는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이냐? 미국산 쇠고기 문제 터졌을 때, 미국산 쇠고기 먹으면 다들 광우병 걸려서 죽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지금 잘 먹고 있다. 여론은 얼마든지 바뀐다. 대운하도 예전에는 강에 손도 못 대게 하지 않았나? 그런데 여론이 바뀌고 있다. 국민들이 일자리 만들고, 경제 살린다는데 반대하겠나? 나도 여론이 바뀌면 할 수 있다고 본다."
- 그렇다면 대운하 반대가 압도적인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도 잘못된 것인가?"여론이라는 것은 변화된다. 또 바뀌는 여론은 존중해야 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진 주요 정책을 무조건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지도자는 여론을 적절히 수렴하면서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대운하를) 제1공약으로 걸 정도면 이 대통령도 확신하는 것이다. 여러 선진국이나 역사적인 우리 경험칙에 비춰봐서 대한민국의 국가적 이득이라면 (대운하도) 할 수 있다."
- 대운하에 대해 예전엔 물류 효과를 강조했는데, 지금은 대운하 콘셉트가 관광이나 환경으로 바뀐 거냐?"운하는 기본적으로 물류 기능이 들어가는 것이다. 자꾸 물류 운하가 수자원 운하로, 관광 운하로 바뀌었다고 공격하는데, 어느 나라나 철도 같은 것을 내면 물류부터 시작해서 관광 등의 목적에도 쓰는 것이다. 물류에서 관광으로 대운하 콘셉트가 자꾸 바뀐다고 하는데, 나는 올바르고 이성적인 공격이 아니라고 본다."
- 대운하에 대한 확신이 있는데, 운하라는 표현을 조심스럽게 쓰는 것 같다. "한반도 대운하 때문에 환경운동하는 분들이 엄청난 반발을 했다. 그래서 이름을 차라리 물길 잇기, 물길 살리기로 하자고 하는 말도 나왔다. 운하라는 말 때문에 국민들 인식이 완전히 콘크리트로 강을 둘러싸는 것으로 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교수 같은 분은 어디에 콘크리트를 깔아서 대운하를 만든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국민들에게 왜곡된 인식을 주기 때문에 (대운하 얘기를 하기) 어렵다."
"대통령 메시지를 정확히 하는 게 바로 정공법"- 박 전 의원은 인터뷰 전에 '시간상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에 운하가 어렵다'는 얘기했는데, 대통령 의중은 어떻게 보나."대통령 의중을 내가 어떻게 알겠나?(웃음)."
- 이전 인터뷰에서는 대운하 해법과 관련해 '정공법을 펴야 한다'고 얘기했다."제 생각에는 대통령 메시지가 부정확해서 국민들로부터 불신 받는 게 있고, 그런 측면에서 메시지를 정확히 하는 게 맞다. 그게 바로 정공법이다. 대통령 임기는 5년이고, 취임 1~2년 이내에 그림을 그려서 추진하지 못하면 어렵다. 이제까지 1년을 허비했다. 경부운하를 전면적으로 한다는 게 국민 여론이나 정치적 상황에서 어렵다고 보면, 대통령이 확실한 목표를 국민들에게 제출하고 '경부운하는 사실상 다음에 내 뜻을 이어서 다른 정치인들이 이어주면 좋겠다'고 해야 한다. 그리고 이 대통령은 낙동강 운하 내지는 낙동강·영산강·한강·금강 물길회복 정도까지 하고 싶은데 국민들에게 이 부분은 환경적으로 문제가 없고, 조상들이 다 해오던 것이고, 비용도 크게 들지 않으니 해보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 17대 국회에서 대운하 특별법 하려다가 무산됐는데."대운하특별법을 준비하다가 결국 안 됐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반대 기류가 많지 않았나? 아마 당을 설득하는 게 더 힘든 일일 것이다. 친MB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박희태 대표가 대운하 포기하는 게 안 좋겠느냐고 얘기할 정도이니 친박의원들의 정서는 오죽하겠나?"
-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는 연락하나? 귀국하면 포럼에 관심을 가질 만한데…."요즘 전화도 안 된다. (언론이) 11월, 12월에 들어온다고 하면서 국내 전화를 아예 안 받으시는 듯하다. 포럼에 참여할지는 모른다. 들어오면 그때 한번 물어보시라."
- 대운하가 통과하는 지역은 지지 여론이 높다고 하는데, 조령터널 구간이 제일 논란이 될 것 같다. 그 지역도 호의적인가?"그곳에서도 환경운동하시는 분들이 있고, 일부 반대할 것이다. 그런데 조령터널 부근엔 주민들이 거의 없다. 산지이기 때문에. 강을 전면적으로 대운하하려고 하면 준설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법적으로 논의하고 해결돼야 하는 점도 많다."
- 그런 것도 포함해서 이 대통령 임기 내에는 힘들다는 얘기인가?"그렇다. 정비해야 할 게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