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한글을 바로 익히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노래로 친근하게 만들어 준다.
문종성
이들은 우리 전통 민요부터 애국가, 동요, 가곡, 가요, 그리고 복음성가 등등 다채로운 장르의 노래를 통해 흥미를 가지고 어려운 한국어를 익힌다. 뜻은 잘 몰라도 노래에 나오는 가사만큼은 어지간한 국내거주 외국인만큼보다 더 잘하는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몇 곡의 노래를 쉬지도 않고 불렀지만 뭔가 아쉬운 눈치다. 이를 교사가 놓치지 않는다.
"자, 더 부르고 싶은 노래 있어요?""네네! 힌 눈 싸이로 설매를 따고 달리는 기분 상캐도 하다아~."절로 박자에 맞춰 박수가 나오고, 특히나 나이 어린 학생들의 절대적인 호응 속에 캐럴이 메들리로 이어진다. 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나이와 피부색은 아무도 상관 않는다. 아니 이전 한글학교 수업 때부터 배움에 열의가 있는 학생들에게 차별은 없었다. 동기와 진도와 환경은 달라도 모두가 한국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였기 때문이다.
모든 노래가 다 좋지만 역시 아리랑을 부를 때면 금방이라도 그렁그렁 눈물이 맺힐 듯 너도나도 차분해지며 묘한 여운을 남기게 된다.
"아리라앙 아리라앙 아라아리이요오오~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구슬픈 가락에 음을 꺾고 나면 처음 들떴던 분위기는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말은 없지만 모두가 잠깐의 이별을 감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