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마이크로크레디트에 대한 법제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대출 회수에 대한 걱정이 많은 정부에서는 대출 이자를 20%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정부는 마이크로크레디트를 대출 사업으로만 본다. 이자가 20%면 누가 빌려 쓰느냐. 정부가 가난한 사람들을 상대로 고리채 장사를 하는 거다. 은행에는 몇 천억, 몇 조원씩 대주고 있지 않나? 가난한 사람들은 돈 빌려주는 것이 너무 고마워서 돈을 안 갚을 수가 없다. (※ 국내 대표적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인 사회연대은행의 대출 회수율은 85%에 이른다.)
마이크로크레디트가 잘되기 위해서는 중앙·지방 공무원이 마이크로크레디트에 대해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단순히 저소득층에 대한 경제적 지원으로만 생각하면 나중에 실적만 내고 끝낸다. 가난한 사람들이 정치·사회·문화·교육·정신·영적인 빈곤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놓치면 안 된다. 마이크로크레디트를 빈곤층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으로서 생각해야 한다."
- 빈곤 계층의 경제적·심리적·정신적 자활을 도와줄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들이 운영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원대상자를 사전·사후관리 하기 위한 실무자 인건비 지원은 거의 없다. 정말 내버려뒀다. 또한 돈을 대출해주고 관리하는 데 운영비가 없어 전문가를 쓰지도 못한다. 실무자들의 월급이 밀리는 등 사회복지시설과 마찬가지로 인건비 지원에 인색하다. (※ 현장에서는 운영비 부족으로 인한 활동가 수 부족, 업무 과다 등으로 더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들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이들의 희생을 밟고 서 있는 거다. 이럴 거면 공무원들도 월급 받지 말고 헌신 봉사해야 한다. 국가가 빈곤문제를 해결 못하고 민간에 이를 떠넘기면서 '너희들이 알아서 모금해서 해결하라'는 건 국가의 직무유기다."
- 대출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기관들이 수신기능을 갖춘 대안은행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국가차원이든 민간 기관 차원이든 수신업무를 하는 은행사업을 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지만, 국가차원에서 큰 은행에 돈을 수혈해주는 것처럼 사회적 기업으로서 민간은행에 많은 지원을 해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정부의 지원이 많아져서 민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해칠 수 있는 점이 우려된다."
- 마이크로크레디트가 한국에서 뿌리내리기 위해선 어떤 점이 강화되어야 하는가?
"한국형 마이크로크레디트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공동체를 강조하는 길이다. 한국에는 두레처럼 어려울 때 상부상조하는 좋은 제도들이 있다. 마이크로크레디트로 다섯 명 정도로 이뤄진 소그룹들을 지원해주고, 이들은 서로 의지하고 돕고 상부상조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이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또한 마이크로크레디트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민간·관·기업 주도형이 아닌 3자가 모여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에서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율적인 노력을 해야 하고, 기업에서는 사회적 책임성을 담은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서 민간의 역량을 지원해야 한다. 정부·입법부 모두 기금 조성, 체계적인 법제화에 크게 노력해야 한다."
"빈곤은 가진 자들이 나누지 않았기 때문... 빈곤 없는 세상 가능하다"
- 금융위기 속에서 마이크로크레디트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늘고 있지만, 창업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점에서 마이크로크레디트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앞으로 'IMF 사태' 때보다 더 어려워진다고 하는데,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충격이 커진다. 보건복지가족부에서도 마이크로크레디트 예산으로 매년 20억원을 지원하다가 내년엔 130억원을 책정했다. 복지부에서도 경제위기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국가가 정신을 차렸다는 게 굉장히 좋은 징조다.
마이크로크레디트로 지원받은 사람의 대부분은 요식업 창업이다. 이는 실패의 공간이동일 뿐이다. 예전에 지원받은 곳은 콩, 고추 농사를 지으면서 된장과 고추장을 팔았다. 임대아파트를 고쳐주는 사업도 유용하다. 기획창업이나 사회적 기업 등 다양한 대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 강 의원이 생각하고 있는 구체적인 대안이 있다면 설명해 달라.
"금융위기로 은행에서 나온 사람들로 이뤄진 사회적 기업이 (은행의 VIP룸처럼) 은행의 한 부분에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서 가난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코너를 만들어 여수신 업무를 하게 만드는 것이다. 정부는 세제혜택을 줘서 은행들이 사회적 기업을 위해 공간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간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들은 지원대상자에 대한 사전사후관리를 하고, 그들이 지치지 않도록 심리적·정서적 자활을 돕는다. 중소기업중앙회 등에서 지원대상자들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입법부는 주체들이 각자 일을 잘할 수 있게 법을 만들어야 한다."
- 강 의원은 마이크로크레디트를 통해 어떤 미래를 꿈꾸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할 때, 그들을 확실하게 긍정적으로 믿고 신뢰하고, 희망을 공유할 때만이 마이크로크레디트가 뿌리내리고, 열매를 맺고 이를 나눠먹을 수 있다. 유누스 박사는 빈민들의 재활을 이야기하기 전에 왜 빈곤이 발생했느냐고 물었다. 빈곤은 빈민들이 선택한 게 아니다. 빈곤은 대물림됐고, 가진 자들이 나누지 않았기 때문이다. 돈 있는 사람, 정치가, 경제학자, 은행, 배운 사람들이 빈곤 문제를 푸는 열쇠를 갖고 있다. 돈이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이를 체계적으로 나누는 마이크로크레디트를 통해 빈곤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최근 주요기사]
☞ [현장] 서울시교육청 앞 1천여 촛불... 징계교사, '출근투쟁' 선언
☞ ['널 기다릴께 무한도전x2' 9일째] 256명 미션도 성공
☞ '낙동강 살리기' 설문조사 여론조작 의혹
☞ '벌금 300만원 구형' 강기갑 "모범선거 하려 했지만"
☞ [엄지뉴스] 명동 한복판에 웬 경찰이 쫙 깔렸네
☞ [E노트] 대박 동영상... "미쳤어, MB가 미쳤어!"
2008.12.18 08:21 | ⓒ 2008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공유하기
"이자 20%? 정부, 고리채 장사할 셈인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