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자로 가는 길. 마음까지 차분하게 만들어 준다.
이돈삼
여행의 맛을 아는 사람들은 점점 상업화되어 가는 관광지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오가는 길이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순수한 모습을 잃어가는 것만 같기 때문이다.
사찰도 마찬가지다. 이름 난 사찰에는 날마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아 북적거릴 정도다. 유명 사찰에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하는 것은 애초에 포기하기 일쑤다.
그런 점에서 큰 절에 딸린 작은 절인 암자(庵子)는 ‘빛나는 여행지’이다. 수행자의 은둔처로, 때로는 학자들의 학문 연마의 장으로 역할을 해온 암자는 큰 절보다도 더 깊은 산속에 자리 잡고 있어 호젓한 분위기를 맘껏 누릴 수 있다.
특히 때 묻지 않은 자연의 풍광 속에 자리하고 있는 남도의 암자는 말 그대로 ‘여행 청정지대’다. 하여 남도의 암자를 찾아가는 여행은 남도여행의 매력을 맘껏 누리면서 남도문화의 정수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몸을 편안하게 뉘고, 마음 풀어놓기에 맞춤이다. 차분하게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활력으로 재충전하기에도 좋다. 암자는 언제나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게 안아준다. ‘여행 청정지대’로 손색이 없는 남도의 암자를 찾아본다.
구례 오산 사성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