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3] 주요 시중은행 자기자본 비율(2008년 9월말) (* 자료: 금융감독원)
새사연
도대체 BIS 자기자본 비율이라는 것이 어떤 것이기에 이토록 은행권이 분주한 것이고, 왜 문제가 생긴 것일까. 통상 BIS 자기자본 비율은 [{기본자본(Tier 1) + 보완자본(Tier 2) - 공제항목}/위험가중자산] ×100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기본 자본은 납입자본금에 자본 잉여금이나 이익잉여금이 포함되고, 보완자본에는 갚아야 할 부담이 적은 후순위 채권(Subordinate Security)이 포함된다. 반면 위험가중자산은 위험도가 없는 현금이나 국채, 한국은행이 발행한 통화안정증권을 제외한 각종 대출채권 등이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되어서 계산된다.
요약하자면 BIS 자기자본 비율은 자기자본으로 위험자산을 얼마나 커버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금융당국이 은행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보완자본 포함 자기자본 비율을 10퍼센트, 기본자본 비율을 9퍼센트로 유지하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기자본으로 커버할 수 있는 위험자산이 10배를 넘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은행들의 BIS 비율이 2005년 12.95퍼센트를 정점으로 해서 계속 낮아져 왔고, 특히 금융위기가 확산된 올해 들어서 급격히 낮아져 9월 말 현재 평균 10.79퍼센트로 떨어졌다. 일부 은행들은 10퍼센트를 밑돌고 있으며, 특히 금융위기가 심각해진 4분기를 거치면서 올해 말까지는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BIS 비율의 분자가 되는 자기자본은 여건 악화로 유가증권 평가손이 커지면서 은행권 전체의 자기자본이 6조 원 이상 감소하고, 은행이 대출해준 기업과 가계 부실위험이 높아지면서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방된 금융시스템 아래에서 시중은행들의 BIS 비율 악화는 부실 대출에 대한 방어능력을 약화시킴은 물론 은행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은행의 대내외 차입 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다. 때문에 금융당국과 은행들이 온통 BIS 비율을 맞추느라 정부는 자금지원에, 은행은 대출회수에 나서고 있다.
국내 은행들, 외환위기 이후 '수익 추구'에만 매달려그렇다면 어째서 외환위기 이후에 건전성을 최우선시했던 은행들이 이토록 허약해진 것일까. 한국에는 투자은행도 아직 없고 증권사들이 대규모 파생상품 거래를 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은행발 경제위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국내 금융기관이 보유한 서브프라임 관련 CDO(채권담보부증권) 보유액은 10억 4000만 달러에 불과하며 손실규모도 4500억 원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한마디로 외환위기 이후 '자금 중개 기능'보다는 '수익추구형'으로 바뀐 시중은행들이 과도한 수익추구 경쟁과 규모화 경쟁으로 앞다퉈 대출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대 이후 가장 금리가 낮았던 2004, 2005년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경쟁을 확대했고 그 결과 예금 수신 규모를 뛰어넘는 대출을 강행했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그동안 은행이 무리하게 대출해준 기업대출과 특히 가계 대출, 주택담보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손실위험이 크게 높아졌다. 그 결과 금융권이 보유한 총 자산 1414조 원 가운데 잠재적 위험 자산은 약 348조 원으로 24.6퍼센트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 가운데 건설과 부동산 관련 대출이 136조 원, 외환관련 손실이 20조 원, 소호(SOHO) 등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이 116조 원, LTV(담보인정비율)가 과다한 주택담보 대출이 39조 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