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배기 조카는 노트북을 좋아해!

[슬라이드] 애들은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커버리네요!

등록 2008.12.09 16:52수정 2008.12.0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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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14시 38분경) 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늦은 점심을 먹고 방에 돌아와 이것저것 정리해 포스팅을 하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어린조카가 득달같이 달려와서는 노트북 LCD화면을 움켜잡았습니다.

 

"언제 문이 열렸다냐!"하며 뒤쫓아 들어온 어머니는 작은 손으로 노트북을 힘껏 붙잡고 놓지 않는 두 살배기 조카는 품에 앉고는 다시 거실로 나갔습니다. 조카의 손아귀 힘은 대단해 무거운 노트북까지 휘청거릴 정도였습니다.

 

한 동네에 같이 살고 있는 조카와 동생네는 집에 자주 들립니다.

특히 아버지가 어린조카와 함께 놀고 싶어해서 며칠 보이지 않으면 어머니께 "전화 좀 걸어봐" 하십니다. 엉금엉금 기어다니던 조카는 첫 돌이 지나자 어느새 훌쩍 커서 온 집안을 뛰다니며 헤집어 놓습니다. 장난감을 담아둔 소쿠리도 한 번에 휙 뒤집어 놓고 강냉이 소쿠리도 뒤집고 물통도 집어던지는 것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할아버지가 혼을 내면 눈치를 살피며 "애애앵"하고 떼를 씁니다. 겁도 많지만 괜히 "헥헥헥" 거리는 눈치9단입니다.

 

먹을거리 욕심도 많아 보이는 족족 달라고 떼를 씁니다. 밥은 잘 먹지 않고 고구마, 귤 특히 떡을 그렇게 좋아합니다. 아버지가 먹으려고 냉동시켜둔 백설기를 보더니만 자기가 먹겠다고 생떼를 쓰길래, 조금 떼어주었더니 "씩"하고 웃고는 반덩이를 혼자 다 먹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먹고나면 어김없이 뿌직하고 똥을 쌉니다. 그런 조카를 어머니는 집에만 오면 똥을 싼다고 '똥싸개'라고 놀립니다. 얼마전까지 엉덩이를 물로 씻어주고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하면 싫다고 또 "애애앵" 거렸는데, 이제는 자기가 똥을 누었으니 기저귀를 갈아달라고 보채기까지 합니다.

 

그렇게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어린조카는 제 방을 틈만나면 들어오려고 합니다. 이제는 방문이 잠겨있는지 열려있는지 두드려보기까지 합니다. 문을 열고 거실에서 마주치거나 식탁에서 밥을 먹고 있으면, 헤쭉거리며 졸졸 따라와서는 아양을 떨고 다시 방문 앞에서 문이 열리길 기다리기까지 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가족들은 웃음보를 터트립니다.

 

두발로 서지 못하고 엉금엉금 기어다니며 곳곳을 헤집고 다닐 때부터 조카는 제 방에 난입해 이것저것 어지럽혔습니다. 그 작은 손가락으로 저도 빼기 힘겨운 노트북 키보드 자판까지 뽑아낼 정도였습니다. 손아귀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릅니다. 그래서 방문 단속을 하지만 문틈이 성치 않아 조카의 고집과 집념을 쉽게 꺽을 수가 없습니다. 집에서 동생네가 하도 컴퓨터와 게임기를 가지고 놀아서 그런지, 조카도 그것을 따라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쓰지 않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카 전용으로 내어주었는데도, 어린조카는 그것에 성이 차지 않습니다. 노트북 화면에 먼가가 있어야 하고 작은 손으로 휙휙 움직이는 마우스도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 이곳저곳에서 불이 들어와야 진짜배기인줄 압니다.

 

그런 조카를 위해 간혹 별일이 없으면 노트북과 마우스를 가지고 놀게 해줍니다. 그러면 조카는 정말 신나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소원풀이를 하는겁니다. 지난 토요일 어머니와 조카만 있을 때 거실 청소를 하는 어머니 대신에 조카를 볼 생각으로 방문을 열어두었더니, 조카는 금새 방안으로 들어와 제 자리를 차지하고는 정신없이 키보드 자판을 눌러대고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놀았습니다.

 

어느정도 노트북을 좋아하냐면 "애애앵"하고 거실에서 조카가 떼를 쓰거나 울음보를 터트렸을 때 방문을 슬쩍 열면 조카는 울음을 뚝 그치고 고개를 휙 돌릴 정도입니다. 그런 조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12.09 16:52ⓒ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조카 #노트북 #마우스 #키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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