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번 종점에서 열린 동아 옴니버스 자선음악회에 지나가던 시민들과 종업원들이 모금을 하고 있다.
고영준
옴니버스가 불우한 이웃을 위해 공연한 지 올해로 다섯 번째다. 2003년 운전기사 가운데 신앙인들이 모여 음악회를 열었다. 처음에는 연주하는 것이 좋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 좋아서 시작한 회사 내 동아리였다. 차츰 실력이 붙고, 뜻도 모으면서 2004년 겨울부터 이웃을 위한 연주회를 열었다. 매년 12월에 개최해 왔지만, 올해는 더 추워지기 전에 미리 나서자고 11월에 음악회를 열었다.
악기는 각자 가지고 있던 것을 쓰거나 알아서 마련했고, 음향장비는 돈을 모으는 대로 조금씩 마련했다. 회사가 이들 활동에 힘을 보탰다. 우이동 종점에 빈 사무실을 연습실로 내준 것이다.
옴니버스 밴드에 6명이 연주자로 참여하고 3명이 노래하고 있다. 아홉 명이 참여하지만 한자리에 모여 함께 연습하기에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사실 불가능하다. 버스기사가 일하는 특성 때문이다. 버스기사들을 조를 짜서 순번대로 일한다. 동시에 비는 시간을 내기는 쉽지 않다. 회사도 배려하고 동료 다른 기사들도 양보해서 연습하고 공연까지 할 수 있는 것이다. 밴드 구성원은 연주와 노래로, 동료 기사들은 양보로, 회사는 공연장을 내주는 것으로 모두 힘을 합쳐 이웃을 돕는 것이다.
옴니버스가 어렵사리 시간을 내서 애면글면 연습하고 회사와 동료들이 이들을 후원하면서, 회사까지 분위기가 좋아졌다. 홍장환 밴드단장은 “‘회사를 가정처럼, 손님을 가족처럼, 내 버스를 내 차처럼’이란 사훈이 실제로 사원들 가슴속에 살아있다”고 자랑했다. 홍 단장은 15년 무사고 경력으로 사내에서 친절기사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