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의 회는 온갖 쯔케다시와 매운탕이 곁들여져야 요리로서 완성되지만 일식집의 사시미는 그 자체로서 요리가 된다
맛객
횟집과 일식집은 생선회를 판다는 데에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조금만 파고들면 닮은 점보다 차이가 더 많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하면, 횟집은 활어가 나오고 일식집은 선어가 나온다는 데 있다.
혹자는 횟집은 회가 가장 나중에 나오고 일식은 회(사시미)부터 나오는 게 차이점이라고도 말한다. 맞는 얘기이다. 이는 난센스 같지만 실은 생선회 맛을 좌우하는 변수 중에 변수이기도 하다. 지금은 횟집을 잘 이용하지 않지만 갈 때마다 느끼는 게 있었다.
왜 회가 나중에 나와서 맛없는 회를 먹게 할까였다. 생선회가 조용필도 아니고. 특히 회보다 앞서 나오는 콘치즈나 고등어구이는 백번을 양보해도 이건 아니올시다이다. 기름지고 맛이 강한 음식은 미각을 둔하게 해서, 미려하고 담백한 생선회 맛을 느끼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잖은가. 마늘, 고추 등 초자극성 재료를 곁들여 쌈 싸먹는 사람에게는 이런 나의 지적이 소귀에 경 읽기일 뿐이겠지만.
초밥전문점 00스시는 초밥으로 명성을 얻었다. 철마다 재료를 달리한 초밥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건 게장알초밥이었다. 살짝 짭쪼름하면서 풍미가 넘치는 게장알초밥은 오랫동안 입안에 여운이 감도는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