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엔 '락플'!...'중딩' 동생도 비방 끊어

'사이버모욕죄' 무색케 하는 누리꾼들 자정 노력

등록 2008.12.01 17:17수정 2008.12.0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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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사이버 모욕죄 신설이 큰 쟁점이 되었었다. 익명을 무기로 하는 무자비한 악플에 몇몇 사람들이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졌고, 이에 따라 한나라당에서는 기존의 법으로는 이러한 현상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지 ‘사이버모욕죄’라는 새로운 범주의 명예훼손죄를 내놓았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사이버모욕죄 신설에 관해서도 반대하는 의견이 생겨났다. ‘여론 통제를 위한 여당의 수단이다’ ‘법의 실효성이 없다’ ‘인터넷의 본질인 익명성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은 위험하고 비효율적인 처사이다’ 등의 사이버 모욕죄와 추가로 인터넷 실명제 문제에 관해서 많은 사람들이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그리고 이들은 반대의견과 더불어 이러한 악플문화에 대한 해결책으로 네티즌들의 자정능력을 이야기했다.

 

사실, 여론 통제나 법의 실효성 등의 문제를 떠나서 어떤 문제에서든 항상 근본적인 해결책은 교육과 도덕으로 되돌아온다. 악성댓글이나 인격파괴 문제에 관해서도 사람들은 사회적 공감대 속에 자율적인 정화기능으로 해결하고 창의적인 토론교육을 실시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같은 얘기들은 물론 약간은 진부하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힘들지만 이는 그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요즘 나는 비난과 욕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던 여러 게시판에서 악플을 다는 사람들에 대한 악플인 '즐거운 악플'을 종종 보곤 한다. 이는 단순한 비방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악플을 다는 사람들에 대한 다그침의 목소리이고 사람들이 말하던 네티즌들의 자정능력의 한 부분이다.

 

가끔 이용하는 한 인터넷카페에서 게시판을 살피던 중 악성 댓글 하나를 본적이 있다. 엄청 심한 욕설까지는 아니었지만 글을 쓴 사람 입장에서 본다면 기분이 상당히 나쁠만한 댓글이었다. 그런데 이틀 뒤 다시 그 글을 봤을 때 다른 네티즌들이 그 악플에 대하여 ‘너무하다’ ‘문화인으로써 그러한 댓글은 무책임하다’ 등의 댓글을 달아놓았다. 자주 볼 수 없었던 풍경인 탓에 약간은 놀라웠다. 후에 악플에 대한 자체적인 단속과 기타 홍보활동 등, 운영진들의 노력과 함께 그러한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고 지금은 그 카페에서 악성댓글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처음엔 교육과 도덕에 의한 자발적인 통제가 말은 좋아도 실현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또 아직은 인터넷상의 안좋은 문화들이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런 기분 좋은 움직임들이 점차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봐선 접속후부터 끝까지 기분 좋은 웹서핑이 꼭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막 '초딩' 딱지를 떼고 중학교 1학년밖에 안된 필자의 동생도 악플에 관한 여러 뉴스를 보더니 그 후로는 온라인게임을 하면서 채팅창에 게임 속 상대를 비방하는 글을 함부로 쓰지않는다. 그 모습이 대견도 하면서도 한편으로 부끄럽기도 하다. '문화인으로서 책임감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말이 더욱 더 와닿는 지금이다. 모니터속, 즐거운 세상은 사이버모욕죄도 인터넷실명제도 아닌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하는 것이 아닐까?

2008.12.01 17:17ⓒ 2008 OhmyNews
#악플 #악성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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