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중의 질문을 적고 있는 정양모 신부또렷하게 기억하고 대답을 해주려고 청중의 물음을 적고 있네요.
이인
- 예수부활은 육체의 부활이 아니라 깨달음의 부활이라고 해석하는 분도 계십니다.
"삶은 나잇살 먹어서 어느 정도 얘기할 수 있지만 죽음이후, 부활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유구무언이지요. 부활은 시간, 공간을 넘어 무한한 세계로 가물가물해요. 제가 아직 경험을 못했지요. 죽음은 역사 예수를 이해하면 많이 알 수 있지요. 소크라테스는 죽고 싶어 죽었고 예수님은 죽기 싫었는데 죽었지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영혼불멸신앙을 갖고 있을 겁니다. 그리스 철학이 자연스럽게 기독교에 들어온 것인데, 썩고 비천한 육체와 불멸하고 고귀한 영이 결합한 것을 사람이라고 봤죠. 소크라테스는 인생을 고귀한 영혼이 비천한 육체감옥에 갇혀있는 것이고 죽음을 비천한 육체에서 해방한다고 생각했지요.
세상만사 유한한데, 영혼은 무한하다, 이렇게 예외를 두는 것이 거북합니다. 쓸 만큼 쓰면 폐품 되는 게 이치지요. 몸도 마찬가지예요. 이걸 되살릴 건더기가 있나요. 육체를 살린다면 어느 시절 몸으로 되살릴까요. 어린이? 청년? 노인? 더구나 사람마다 몸이 성치 않을 수도 있지요. 문제가 복잡해지죠. 영혼 불멸, 육신 부활 다 마음에 안 들어요."
"삼위 일체, 사람들이 투표해서 결정한 빈 말"- 예수님이 가시면서 성령을 보내신다고 하셔서 기독교인들은 요즘을 성령의 시대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성령이란 말은 성경에 많이 나오지요. 3위 1체 교리라는 것이 있잖아요. 성부, 성자, 성령이 다 하느님이다, 그럼 3신교 아니냐? 아니다, 유일신교다, 하나이면서 셋이고 셋이면서 하나다,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 같다, 체 관점에서 보면 하나고 위 관점에서 보면 셋이다, 고도로 충상적인 그리스철학 개념이 들어간 말들이에요.
기독교 근본교리 중의 하나라니까 믿어라하는데 위와 체를 알아들어야만 3위 1체를 이해할 수 있어요. 저도 설명 못하겠고 상식과 경험으로 설명할 사람이 없어요. 빈 말이지요. 성부는 원래 하느님이고 예수는 325년에 하느님이 되죠. 325년 니케아란 곳에서 한 달 동안 300명이 토론한 뒤 투표해서 결정한 것이죠. 예수도 하느님이라고. 그럼 성령은 뭐냐? 성령 정체가 또 말썽이 되고 갑론을박이 또 진행되죠. 381년 콘스탄티노플 이레네 대성당에서 주교들이 또 집합하여 투표를 해요.
요한복음을 보면 3위 1체 주장할 건더기는 있어요. 그러나 성경 전체를 보면 예수, 성령도 하느님이란 게 없어요. 성령은 거룩한 기운이고 하느님, 예수님의 거룩한 작용이지요. 사람들이 이 거룩한 기운을 위격화, 신격화 한 것이죠."
- 원죄 교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아담이 선악과를 따 먹어서 인류가 죄에 빠졌다? 과일 하나 따 먹었다고 영영세세 죄를 씌우는 게 납득이 갑니까?(웃음) 아담이 잘 못했다고 온 인류가 화를 당하고 제 2의 아담이라 할 수 있는 예수가 잘했다고 온 인류가 구원받고, 이런 것은 예전에나 이해가 되는 것이죠. 인류 조상도 아담 하나다? 이것은 생물학과 진화론이 연구되지 않은 시기에 나온 말로 전설을 넘어 신화지요.
전두환이 문제를 일으키고 자기 딴에는 고생을 했지만 전두환 아들은 평생 일 한번 안하는데도 잘 살지요. 요즘은 개성시대에요. 잘못한 사람만 벌을 받지요. 원죄설은 오늘날에 이해하기 어려워요."
"하느님의 나라에 이르는 길은 많아"- 기독교인들이 '오직 예수'를 외치는데, 너무 편협한 뜻 아닌가요?"예수님이 너무너무 좋으니까, 사랑하고 존경하니까 쉽게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죠. 하지만 예수만 있냐? 부처님, 모하멧, 짜라투스트라, 공자 등등 많이 있지요. 불교식으로 말하면 진여, 기독교식으로 말하며 하느님의 나라에 이르는 길은 많지요. 코스가 많아요.
전 성서 신학자니까 예수코스를 걷는 셈이지요. (웃음) 옆을 볼 줄 모르니까 오직 예수를 말하는 것이에요. 다른 문화권은 하나의 종교만 갖고 있을 때가 많지요. 한국은 여러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만큼 생각이 넓어져야 해요.
예수가 진리요, 길이요, 생명이라는 것은 예수코스지요. 예수코스는 다른 코스에 비해서 쉬운 코스에요. 하느님 아버지에게 기대고 비니까 쉬운 길이지요. 그리스도 첩경은 예수공부고 예수 닮기지요. 그러나 말이 예수 닮기지 어려운 일이지요. 진짜 예수처럼 살면 마흔 넘기도 힘들지요. 다들 예수 닮은 척 적당히 타협하면서 살지요. 주여! 만 번 해도 예수의 삶, 죽음, 부활이 자기 것이 아니면 소용없어요.
자력성불, 불교는 난코스예요.(폭소) 저 공부 끝이 있겠는가, 까마득해요. 불교 입문 안 한 것을 복으로 여겨요.(웃음) 그러나 불교도 자력성불을 외쳐봤자 많은 불자들은 의탁신앙을 갖고 있어요. 좌선을 하는 게 아니라 기복신앙을 하는 것이죠. 의타 신앙이 인구 보편 형태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지요.
일본에는 정토진종이라고 있는데 자력성불은 꿈도 꾸지 말라는 불교지요. 세계에서 볼 수 없는 타력신앙불교지요. 바르트라는 신학자는 '정토진종이 기독교와 다를 게 뭔가?'라며 충격을 받았지요. 불교는 이렇게 기독교는 상상도 못할 만큼 폭이 넓지요."
"개신교 학자가 아니란 것에 하루 3번 주님께 감사"- 한국 교단과 많이 부딪히셨습니다. 심정이 어떠신지요."저는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에서 10년 동안 역사비평과 해석학을 공부했어요. 역사비평은 과거를 따지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기록이 되었는지 족보를 살피는 작업이지요. 해석학은 오늘날 이 땅에서 어떻게 되새김질해야 하는가를 묻는 연구지요. 한국 들어오면서 (제가)언제까지 무사하겠느냐, 결국 당하지 않겠느냐 생각이 들었어요.
광주 가톨릭대, 서강대에서 쫓겨났지요. 거기다 누가 교황청에 고발을 하여 처벌 받은 상태에요. 1997년, 11년 전에 서봉석 신부님, 이재민 신부님과 함께 처벌을 받았지요. 처벌을 내려놓고 대외비라 통보는 안 했지요. 주교님들은 처벌했다고 알려 질까 봐 쉬쉬하시지요. 관대한 가톨릭인 줄 알았는데 생각이 다르다고 처벌까지 하느냐고 비판받을까 봐.
처벌이란 게 우스운 거예요. 천주교중앙협의회가 내는 간행물에 무기한 글을 싣지 않는 것이에요. 안 실으면 그만이지요. 그러니 처벌 받은 것 같기도 하고 안 받은 것 같기도 해요. 1970년 귀국해서 38년 째 천주교에서 많이 참아주고 있어요. 내쫒지 않고 아직 품어주고 있어요.
가장 편협한 사람이 종교인이에요. 교회 어르신들은 정통신앙을 고수하는 분이지요. 저 때문에 고생 했고 서로 서로 고생이지요. 불교였으면 관용을 베풀었을 거 같고 개신교였으면 갈기갈기 찢어졌겠지요. 뼈도 못 추렸을 거예요. 다른 우수한 개신교 학자들은 쫒아내는 걸 보면서 참 한심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개신교 학자가 아니란 것에 하루 3번, 주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