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법학 교수 에이미 추아가 쓴 <제국의 미래>,
비아북
<동아일보> 기자 출신 김형오 국회의장(5선)은 요즘 '관용'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내친 김에 김 의장은 정치권에 '관용의 정치', '관용의 리더십'을 주문했다. '관용'이 그의 최신 화두가 된 셈이다.
김 의장이 '관용'이라는 화두를 붙잡게 된 데는 지난 5월에 발간된 한 권의 책이 큰 역할을 했다. 미 예일대 법학 교수 에이미 추아가 쓴 <제국의 미래(비아북)>가 그것이다.
김 의장은 출간 직후 <제국의 미래>를 탐독한 뒤 자비를 들여 책을 구입해 지인들에 선물하며 일독을 권했다. 거의 마니아 수준이다.
'관용' 마니아, 김형오<제국의 미래>가 김 의장을 사로잡은 이유가 뭘까? 이 책은 고대 페르시아·로마, 동양의 당나라·몽골, 서양의 네덜란드와 영국·미국 등이 제국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다원주의와 관용이 자리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제국의 성공 요소로 지리·인구·자원·지도력 등이 언급되지만, 다원주의와 관용이 없었다면 제국은 성공할 수 없었다는 것이 에이미 추아 교수의 분석이다. 이는 "관용이 사라지면 제국은 몰락한다"는 명제로 이어진다.
그런 독특한 분석 때문에 이 책은 올해 삼성경제연구소가 선정한 'CEO가 휴가 때 읽어야 할 도서 20선'에 선정됐다. 게다가 지난 11월 '최초의 흑인대통령'으로 기록될 오바마가 대선에서 승리하자 <제국의 미래>는 국내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대의 제국' 미국의 미래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지난달 26일 공주대 명예교육학 박사학위를 받는 자리에서도 <제국의 미래>를 언급하며 관용의 정신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최근 역사상 초강대국들의 성장과 몰락 과정에서 배워야 할 교훈을 분석한 <제국의 미래>를 감명 깊게 읽었다"며 "로마·당나라·몽골·스페인·네덜란드·영국·미국 등 다원적이고 관용적이었기에 제국으로 발전한 나라들을 분석했다"고 소개했다.
김 의장은 이 책을 탐독한 심정을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끊임없이 변화하면서도 중심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 전략적 관용과 상대적 관용의 실체를 접하면서 저는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관용의 정신과 한미FTA는 과연 어떻게 어울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