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이 24일 오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특별상임위에 출석, 국제중 설립 허가 과정 등에 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또 다른 올드 보이는 '강남교육감' 혹은 '학원교육감'이라는 별칭을 가진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다.
공 교육감은 지난 7월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면서 특이하게도 은행이 아니라 학원 관계자들로부터 이자 없는 돈을 빌려 선거를 치렀다. 무려 22억원 중에 18억원이 학원 이사 또는 관계자가 빌려준 돈이다. 교장-교감단으로부터는 찬조금 명목의 후원금을 받았다. 또 서울 은평뉴타운에 자립형사립고 설립을 추진 중인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한테서도 300만원의 격려금을 받았다. 김 회장은 이 대통령과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생 친구다.
공 교육감은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공직 후보이기에 앞서 학교와 학원을 감독하는 현직 교육감이다. 따라서 받은 돈이 이자건, 찬조금이건, 격려금이건 포괄적인 뇌물죄가 성립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24일 사실상의 공정택 청문회 형식으로 열린 국회 교육과학위 특별상임위에서도 그는 이상한 선거자금 조달방식을 추궁받자 "그런 것까지 어떻게 기억합니까"라고 반문하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올드 보이들의 정점에 서 있는 빅 브라더, MB이 올드 보이들의 정점에는 빅 브라더 MB가 있다.
우선 국제중 설립 문제를 보자. 국제중-자사고 설립은 MB의 대선공약이자 공 교육감의 선거공약이다. 그러나 반대 여론이 크자 서울시 교육위는 국제중 설립을 보류 결정했다.
공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위가 보류 결정을 내리자 교육위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가 하루 만에 이를 번복하고 재추진을 선언했다. 공 교육감이 입장을 바꾼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소신 때문이었다. 지난 10월 7일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에서 안민석 의원이 추궁하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안민석 : 다시 묻겠습니다. 국제중학교 설립을 소신 있게 추진하라고 대통령이 말씀하셨습니까? 공정택 : 제가 국제중학교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를 드렸기 때문에 소신껏 하라는 그런 얘기지요. 안민석 : 다시 묻겠습니다. 국제중학교 설립을 소신 있게 추진하라고 대통령이 말씀하셨습니까? 공정택 : 예, 했습니다.빅 브라더 MB가 시키는 대로 했다는 얘기다. 종부세 문제도 마찬가지다. 기획재정부가 입장을 180도 바꾼 데는 대통령이 강만수 장관을 불러 '꼭 관철시켜야 한다'고 지시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재정부 고위 공무원들은 종부세 세제개편안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찾아가 "청와대에서 특별 지시하는 사항"이라며 양해를 구했다는 것이다.
종부세를 기필코 폐지시키려는 MB의 집착은 '현행 종부세는 잘못됐다'는 확고한 신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종부세는 '잘못된 징벌적 과세'로 단 한 명의 피해자라도 있다면 그걸 바로잡는 게 정부 역할"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99마리 양보다 길 잃은 한 마리 어린 양을 더 소중히 여기는 일종의 '선한 목자 신드롬'이다. 문제는 한 마리 어린 양이 상위 1%의 부자라는 데 있다. 알다시피 MB가 다닌 소망교회는 강남의 대표적인 부자 교회 중의 하나다. 서울의 이른바 강남 3구 사람들은 대부분 종부세에 대해 부정적이다. 따라서 종부세는 핵심 지지층에 대한 뒤늦은 '집권 선물' 성격이 짙다.
불신 부추기는 MB의 식언과 실언, 그리고 근거 없는 낙관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