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작지만 강했다.
유창재
집을 나서기 전에 '이 녀석이 내 몸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까'란 우려가 들었다(내가 좀 많이 나가는 건 사실이다). 미니는 자신의 무게보다 6배 이상 나가는 날 지탱해야 한다(괜히 내 몸무게 계산하지 마시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않나.)
과연, 아무 탈(?) 없이 미니가 잘 달릴 수 있을까? 이런 기우는 바로 깨졌다(사실 나 혼자 좀 오버한 생각이었으니까…, 이해 바란다. 얼마나 들떴으면 이런 생각까지 했겠나).
첫 라이딩의 가장 큰 어려움은 따로 있었다. 바로 바람. 밖으로 나선 순간, 아뿔싸! 그나마 포근했던 날씨는 어디 가고 찬바람이 쌩∼하니 불어온다. 미리 장갑도 꺼내 끼고, 아내가 손수 뜨개질로 만들어준 모자도 눌러썼는데…. 아! 하늘도 무심하시지. 이런 시련을 내게 주시다니!
정말 바람은 매서웠다. 초보 라이더에겐 큰 시련이었다. 한 30분 탔을까. 콧물이 주르르 흐르기 시작했다(아, 이거 폼 안 나게…). 그래도 자전거를 끌고나온 오기가 있지, 물러설 수 없었다. 하지만 '추·웠·다'.
이런 상황을 나중에 고수 라이더에게 전했더니, "하필 이번 가을 들어 제일 추운 날 자전거를 탔군요"라며 날 위로해줬다. 정말이지, 그 추위를 생각하면 눈물이 날 듯 하다. 고수의 한마디가 내 마음을 녹였다.
[발견] 늦가을, 바람과 함께 미니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