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운동센터(KAVC: Korean American Voter Council) 소장.
김헌태
- 내년 1월 20일이면 오바마 정부가 출범한다. 오바마 정부의 성격이나 특성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겠는가? "당선 이후 오바마 당선자가 밝힌 가장 중요한 대목 중 하나가 바로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라고 생각한다. 당선연설에서 비록 앞으로 어려움이나 실수, 그리고 반대 목소리가 있겠지만 항상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동의를 얻어내고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나아가 그는 당파싸움에 시간을 낭비할 일은 없다며 초당적 행보를 갈 것을 암시했다.
실제 그는 지금 그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 스스로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것이 쉽지 않다'며, '그것을 극복해나갈 힘을 국민에게서 얻겠다'고 밝힌 부분은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대중으로부터 직접 추진력을 얻고, 초당적 협력을 통해 반대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을 곧 자신의 철학과 노선 그리고 원칙에 맞게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하겠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 첫 인사로 백악관 비서실장에 이매뉴얼(Rahm Emanuel)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정가에서는 그야말로 강성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어떤 의미로 보는가?"알려진 대로 '싸움닭'이란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앞서 말한 대로 오바마의 강력한 리더십 등장을 암시하는 또 다른 대목이다.
이매뉴얼 연방 하원의원(시카고)은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끝내 달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 때 의회 탄핵을 막아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때문에 힐러리에게 미움을 샀다는 얘기도 있다. 그는 '목표 완수'라는 측면에서 최대 강점을 가진다. 클린턴의 핵심 측근임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당선자는 그의 장점을 보고 과감히 끌어안았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의미로도 복합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뒤에 다시 말하겠지만 그는 '진짜 유대인'이다.
오바마는 또 다른 '클린턴 사람'을 요직에 기용했다. 인수위원장이긴 하지만 클린턴 정부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존 포데스타(John Podesta)가 그이다. 이런 점에서 오바마는 사람의 장점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실용적으로 배치하는 인사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오바마의 자신감, 즉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으며 또 통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 워싱턴 분위기를 보니 이상한 점이 있다. 인수위 인사는 물론 취임식 준비까지 오바마 캠프가 아닌 민주당이 주도한다. 오바마 본인은 물론 캠프 주요인사의 목소리조차 듣기 힘들다. 언론에 나오는 대부분의 오바마 캠프발 정보는 익명이다. 어떻게 봐야 하나?"그렇다. 오바마 주변의 핵심 인사들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고 있다. 시카고에서 나오지 않은 채 모든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취임식 준비 역시 기존의 민주당 인사들에게 맡겨놓은 상황이다. 일단 민주당 측 견해나 권력관계를 충분히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 내부 갈등요소를 잡음 없이 조율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어쨌든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
다만 오바마가 권력관계에 밀려 적당히 타협한다고만 볼 수는 없다. 오늘 당내 주요 아시아계 캠프 인사들이 참여하는 전화회의가 있었다. 이 회의에서 향후 오바마 정부에서 일할 인물을 추천하라는 메시지가 있었다. 아직까지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으나 클린턴 정부 때보다 1.5배를 더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유세 때도 이미 밝혔듯이 어느 때보다 비백인 미국인들의 행정부 참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오바마가 자신의 원칙대로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디너파티 암표와 민주당-오바마의 권력 방정식은- 취임식 열기가 대단하다. 역대 최대인 200만명이 모일 것이라고 한다. 디너파티 암표도 돌아다닌다는데 어떻게 보는가?"취임식을 민주당이 주도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달리 생각해볼 대목도 있다. 현재 민주당은 돈이 필요하다. 지난 대선에서 많은 돈을 소진해서 정치자금을 모금해야 한다. 지지자들이 대선 때 많은 기부를 했기 때문에 추가로 돈을 모금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돈을 모으지 않으면 당료 및 당 조직을 유지할 수 없다. 취임식 축하파티 등에서 후원금을 최대한 확보하려 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현상을 바라보는 데 제대로 읽어야 할 부분이 있다. 이러한 돈 가뭄은 과거 새 정부가 출범할 때 기업 등에서 거액의 정치자금이 들어오던 것이 법적으로 막히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또 워싱턴 로비스트들 즉 'K스트리트(워싱턴의 로비회사들이 모인 거리, 즉 로비계를 지칭)'가 만들어내는 자금에 대해서도 오바마 본인이 일찍부터 부정적 견해를 밝혀왔다. 워싱턴 내부의 실질적 해결사들이자 자금원이 되어오던 '파워 브로커'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오바마의 신념에 해당된다. 그런 점에서 오바마의 힘은 '메인스트리트', 즉 '월가(Wall street)도 아니고 'K스트리트'도 아닌 서민과 중산층, 그리고 그들의 생활현장, 즉 민생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
- 최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국무장관 기용설도 나오고, 동시에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임기 후 활동에 대한 검증 필요성을 오바마 캠프 측에서 제기하고 있다. 어떻게 봐야 하는가? 언론은 이런 상황에 대해 '오바마의 첫 시험대'라고도 표현한다. "오바마에게 민주당 내부의 기존 힘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독불장군처럼 혼자 갈 수 없다는 것을 그는 너무 잘 안다. 의회의 역할에 대한 오바마의 생각은 공화당 인사까지 내각에 포함시키려 하는 데서 잘 나타난다. 게다가 대선이 끝나고 나서도 민주당 내부의 힐러리 지지자들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힘 자체를 인정하면서 정교하게 접근하고 있다.
다만 '클린턴 사람들'을 끌어 쓰는 대담함 속에서도 클린턴 전 대통령 퇴임 후 활동, 특히 후원금과 관련한 투명성은 검증하겠다고 밝히며, 그의 영향력을 가급적 배제하려 한다. 이 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는 당 권력도 오바마가 장악할 것으로 본다. 민주당이 지난 선거에서 의석수를 대거 늘린 데 오바마의 인기가 견인차 역할을 한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민주당 대선후보이자 당 의장이었던 하워드 딘 말대로 민주당은 통합될 것이며 지금의 급박한 미국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