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에서 밥을 짓고있다. 가정식이 따로 없다
맛객
맛나기로 소문난 간장게장집에 갔는데 밥이 질거나 누런 밥이라면? 아무리 간장게장이 맛나다한들 후한 점수를 줄 수는 없다. 밥은 기본 중에 기본이지만 그동안 우리는 이 기본을 망각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입맛 까다로운 손님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밥에 긴장하는 업소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요는 밥을 지배하지 못하면 맛집 타이틀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부천 상동에 있는 ‘골목집’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낮엔 청국장과 김치찌개가 주 메뉴이고, 저녁엔 고기에 소주 한잔 찾는 손님들로 붐비는 곳이다. 청국장이나 고기는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메뉴이다. 그렇기에 웬만큼 유명세를 치르지 않고선 동네 외 지역사람에게까지 어필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집은 나름 경쟁력을 갖췄다. 밥이 맛있는 집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자연 청국장이나 김찌찌개 맛도 배가될 수 밖에 없다. 이 집의 밥이 맛있는 이유는 현장성 때문이다. 즉, 음식을 주문을 하면 즉석에서 쌀을 솥에 앉혀, 손님이 보는 식탁에서 밥을 짓는다.
갓 지은 밥과 떠먹는 구수한 청국장의 절묘한 조화밥이 되어가는 과정은 식욕이 동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배고픈 자에겐 세상에서 가장 구수한 밥냄새까지 온전히 느끼고 나면 드디어 밥이 완성된다. 갓 지어진 밥이 손님 앞에 놓이는 데는 불과 수초에 불과한 시스템이다. 기름 자르르 흐르는 밥은 다른 반찬 없이 그저 밥만 먹어도 맛있다. 이게 정녕 식당 밥이란 말인가. 뜨신 밥과 구수한 청국장을 먹다보면 마치 식당음식이 아니라, 나만을 위해 차린 가정식이라는 느낌마저 든다. (밥에 정신이 팔려 그만 사진은 깜빡했네요.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