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 제1보루
이승철
“이곳이 삼국시대 때 고구려와 신라백제가 첨예하게 맞섰던 곳이라지 아마?”
“그렇다는구먼, 저 한강 건너 한성에 있던 백제의 개로왕이 남진정책을 폈던 고구려의 장수왕에게 잡혀 죽임을 당한 곳이 바로 이곳이라고 하더구만.”
함께 산을 오르는 친구들이 먼 곳에서 온 친구를 위해 설명을 해줍니다. 안동친구는 다른 친구들의 자상한 안내와 설명에 고마워하고 있었지요. 그렇게 옛 친구와 함께 오르는 아차산은 전에 왔을 때보다 훨씬 정다운 풍경으로 다가오곤 했습니다.
“여긴 뭐야? 유적지 발굴을 한 곳인가?”
왼편에 불쑥 솟아 있는 작은 언덕 아래쪽에 울타리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안내판에는 ‘아차산 제1보루’라고 쓰여 있었지만 울타리 때문에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지요. 그러나 바로 오른편 작은 봉우리가 제5보루였는데 그곳엔 울타리가 세워져 있지 않아 올라가 보니 돌무더기 하나만 덩그렇게 쌓여 있었습니다.
보루는 보루성이라고도 불리는데 사방을 조망하기 좋은 낮은 봉우리에 쌓은 소형 석축산성으로 일반 산성에 비해 규모가 작은 군사시설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 제5보루는 발굴이 이루어진 곳인데도 석축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자, 저쪽 좀 봐? 전망이 참 좋지? 저 아래가 구리시고 아파트가 꽉 들어찬 곳이 덕소야. 그리고 그 뒤쪽으로 제일 높은 산이 예봉산, 맞은편 높은 산이 검단산이야.”
“우와! 정말 전망이 좋구먼, 높지 않고 가까운 곳에 이렇게 전망 좋은 산이 있을 줄이야!”
안동 친구가 감탄을 합니다. 제5보루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정말 멋진 풍경이었습니다. 다른 일행들도 새삼스럽게 강과 산과 도시가 어우러진 동쪽 지역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경치에 놀라고 있었습니다.
경치 좋고 옛 고구려의 유적지기 즐비한 아차산길 아차산에서 용마산으로 이어진 능선길에는 옛 고구려 유적지들이 산재해 있었습니다. 어떤 보루는 발굴이 끝난 것도 있었지만 한창 진행 중인 것도 있었지요, 아차산과 용마산 사이의 깊은 계곡이 긴고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