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안곡리 마을에도 한창 감이 풍년이었어요. 집집이 오롱조롱 달린 감이 무척 먹음직스럽더군요.
손현희
'무을 테마생태공원'과 '사진마을'
구미에서 선산을 거쳐 무을로 바로 가는 길도 있지만, 몇몇 곳이 생각보다 차가 많이 다니고 갓길이 좁아서 일부러 다른 길로 갑니다. 감문면 문무리 마을을 지나 산길을 넘고, 상주 옥산면 쪽으로 빙 돌아서 갔어요. 가는 길에 산골마을 풍경도 구경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정겨운 모습을 사진으로도 담고 말이지요.
"거참, 희한하네. 지난해에 청리초등학교(이오덕 선생님이 머물렀던 학교) 갈 때에도 이렇게 맞바람이 불어서 엄청 고생했는데 오늘도 그러네.""하하하, 글쎄 말이야. 암만해도 여기는 평야라서 그런가 봐,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면 그나마 바람이 덜할 텐데 말이야."날씨도 좋고, 해도 따뜻해서 자전거 타기에는 그다지 어렵지 않으리라 여겼는데, 생각보다 맞바람이 많이 불어서 애를 먹었어요. 좋은 길 놔두고 사서 고생하며 찾아온 무을면 안곡리, 이 마을은 우리가 자전거를 타고 벌써 서너 번 지나갔던 곳이에요. 마을 앞에 커다란 못(안곡저수지)이 있어 늘 거기에서 잠깐 쉬면서 다시 길을 가곤 했었지요. 그런데 이 마을이 지난해 12월에 확 달라졌다고 하네요.
'무을 테마생태공원'이 새로 생긴 거였어요. 예부터 물 좋고 공기가 맑았던 이 시골마을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는데, 그게 바로 '농촌문화공원사업'이랍니다. 그저 농사만 짓고 살아가는 마을이 아니라, 농촌이지만 뭔가 볼거리를 만들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마을로 만들자고 한 일이지요.
그렇게 해서 마을 사람들 힘으로 우물도 새로 고쳐 짓고, 곳곳에 멋진 볼거리들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마을 끝에 있는 안곡 저수지를 빙 돌아가면서 돌탑과 바람개비 공원, 솟대공원, 유채 꽃밭을 비롯해 은행나무산책길, 금강송나무길, 단풍나무산책길을 '테마산책로'로 만들어서 관광객들에게 여러 가지 볼거리와 쉼터를 마련해주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