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박선아(26)씨가 빼빼로를 만들다가 손에 묻은 초콜릿을 맛보고 있다.
이지수
빼빼로를 만드는 데 고통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간혹 달콤한 보상도 뒤따랐다. 빼빼로 막대를 초콜릿에 담그다 보면, 손에 초콜릿이 묻을 때도 많았다. 그러면 손가락은 자연스럽게 입으로 들어갔다. 참가자들이 초콜릿을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
초콜릿의 달콤한 맛은 중독성이 강했다. 참가자들은 재료 중 부러진 빼빼로 막대를 발견하면 오히려 좋아했다. 이들은 부러진 막대에 초콜릿을 묻혀 맛있게 먹었다. 선물할 건데, 너무 많이 먹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참가자들은 "정상적인 것은 하나도 안 먹었다"며 반박했다.
빼빼로를 모두 굳힌 다음, 참가자들은 빼빼로에 무늬를 넣기 시작했다. 빼빼로 무늬는 참가자들 수 이상으로 다양했다. 그들은 빼빼로에 점이나 줄무늬를 그려 넣기도 하고, 귀여운 글씨를 써넣기도 했다.
그 중에서는 권경연(27)씨의 빼빼로가 눈에 띄었다. 경연씨는 빼빼로를 만들기 전 기자에게 '남들과 똑같은 것은 싫다, 독창적인 빼빼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었다.
그러던 그녀가 실제 자신의 말을 지켰다. 빼빼로 막대마다 층층이 다양한 색깔을 입힌 것 하며, 그 위에 다소 거칠게 입힌 듯한 초콜릿 무늬는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했다. 경연씨는 감탄을 금치 못하는 기자에게 한 마디 했다.
"거봐요. 제가 독창적으로 만들 거라고 했죠?"그러나 무늬를 넣는 것 또한 간단하지만은 않았다. 참가자들은 대체로 빼빼로 만드는 과정 중에서 무늬 넣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계속 한 자세로 무늬를 그려야 하는 데다가, 조금이라도 빗나가면 무늬가 망가지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