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다. 주인이 떠난 모래성.
전용호
가을 하늘이 항상 맑은 건 아니다. 가끔은 흐리고, 그러다가 쌀쌀해지기도 하면서 가을은 점점 깊어만 간다.
지난 여름 바닷가에 가지 못했다. 여름 휴가계획을 잡아놓고 취소했던 아픈 기억이….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 매번 산에만 다니는 아빠가 애들은 지겹기도 하겠다.
봄에 동백꽃 보러갔다가 들렀던 돌산 무술목으로 향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조카에게 바다를 보여주고 싶다. 한참 재잘거리며 모든 것에 재미를 붙일 때다. 여름이 지나간 바닷가는 한적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