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의 속삭임
이승철
너무 길었던 지난여름의 무더위 탓인지 올가을은 유난히 짧았다는 느낌입니다. 오랜 가뭄 뒤에 단비가 내려 고운 단풍을 기대했었습니다. 그러나 차가운 빗줄기에 젖은 나뭇잎들은 맥없이 떨어져 길 위에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다가온 초겨울의 스산한 풍경이 쓸쓸함을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지난 11월 1일, 강원도 양양으로 가는 길에 들른 경기도 남양주시 한강변에 있는 어느 음식점 넓은 마당과 강변에도 초겨울의 한기가 감돌고 있었습니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흔들며 슬며시 품속을 파고드는 바람결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