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사 국화축제진도의 쌍계사에선 국화축제가 한창이다.
정도길
11월 첫 주 일요일(2일). 아침 일찍 거제에서 310㎞를 달렸고, 세 시간 반을 넘겨서야, 진도대교를 볼 수 있었다. 안개에 휩싸인 사장교의 진도대교는 휘황찬란한 야경사진에서 보는 아름다움과는 다른 모습으로 나를 맞이하였다. 우뚝 솟은 주 탑은 웅장하였고, 언뜻, 거미줄 같아 보이는 로프는 육중한 상판 때문이었는지, 힘에 겨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아마, 그런 느낌은 장시간의 운전으로 인한 피곤한 육신 때문이었을까. 동시에 느끼는 착시와 착각 현상의 탓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다리 밑은 초속 11노트(6m)의 빠른 조수가 흐르고, 동양에서 바다 물살이 제일 세다고 알려진 곳이다. 이곳은 해남과 진도사이에 있는 좁은 해협으로 이순신이 왜군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친 명량대첩지라 불리는 유명한 울돌목이다.
유람선터미널로 전화를 걸었다. 유람선은 오전·오후 각 한 차례 운항하고, 10명 이상 되어야만 출항한다는 안내원의 설명이다. 점심을 미루고 쉬미항에 도착했다. 자동차는 제법 많이 주차돼 있었지만, 관광객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고, 주변은 한산했다. 현장 분위기로 봐서 배는 출항하지 않을 것만 같았고, 앞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안개 낀 날씨로 차라리 유람선이 운항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시야가 흐려 사진촬영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