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불 모습구계리 석조여래좌상은 광배는 타원형의 거신형(擧身形)이며, 불상은 높게 돋을새김을 하였으나, 부분적으로 손상되어 세세한 조식(彫飾)은 보이지 않는다.
박종국
여태껏 보았던 석조여래좌상의 경우 대부분 대좌(臺座)와 광배(光背)를 모두 갖추고 육계가 뚜렷하게 구분되었고, 나발(螺髮)의 머리에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하고 있었다. 또한 법의도 두 어깨를 다 가린 통견의(通肩衣)이며, 법의 안 좌측 어깨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끼어 입은 승각기(僧脚岐)가 확연하게 드러나 보였다.
그러나 구계리 석조여래좌상은 광배는 타원형의 거신형(擧身形)이며, 불상은 높게 돋을새김을 하였으나, 부분적으로 손상되어 세세한 조식(彫飾)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높은 육계와 이목구비, 긴 귀, 그리고 오른손을 들어 시무외인(불보살의 수인 중 하나로 나를 믿으면 두려움이 사라진다는 뜻)의 수인을 취한 고려시대의 석불로 지방화를 엿볼 수 있다.
그렇지만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운문사나 관룡사 등 일반적인 석불과 달리 좌대가 없이 불상과 광배가 하나의 돌로 조각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높이는 140㎝, 폭은 70㎝ 정도다.
불상은 광배와 함께 하나의 돌로 조각돼
마침 불상을 찾은 때가 해질녘이라 사위가 거뭇거뭇해지자 흐릿했던 불상의 윤곽들이 촘촘하게 되살아난다. 얼굴은 갸름하며, 머리 부분의 상투 모양의 높은 육계가 솟아 있다.
또, 얼굴에 비해 크게 조각된 코가 특징적으로 드러나며, 귀는 비교적 길지 않다. 그러나 이목구비 등의 자세한 부분은 마멸이 심하여 역시 구별이 쉽지 않다.
그러나 오른쪽 어깨는 비교적 각이 뚜렷해서 둔중하게 느껴진다. 왼쪽 어깨는 오른쪽 어깨에 비하여 넓지만, 양 어깨 모두 아래로 조금 처져 있다. 다리 부분은 폭이 좁은 편이며, 양 무릎의 높이가 일정치 않아 불상이 전체적으로 왼쪽으로 약간 처져 있다. 그렇다고 엉거주춤한 자세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