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7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많은 분들이 이번 위기를 10년 전 외환위기와 비교하는데 단언컨대, 지금 한국에 외환위기는 없다"고 말했다.
남소연
"물론 우리가 지금 어렵긴 하지만, IMF 외환 위기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외환보유고는 2400억 달러 수준에 이르고 있고, 이 돈도 모두 즉시 쓸 수 있는 돈입니다. 1997년에 비하면 스물 일곱 배나 많습니다. 기업과 금융기관의 체질도 몰라보게 튼튼해졌습니다." (13일 라디오 연설)
"한국은 1997년도 아시아 금융위기 때 직접적인 당사국으로서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경제성장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모범적으로 이뤄냈습니다." (22일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 인터뷰)
"우선 외화 유동성 문제는 지금 보유한 외환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금년 1월에서 9월까지 유가 폭등과 외국인의 주식 매도로 경상 수지, 자본 수지가 모두 적자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외환보유고는 2600억 달러에서 2400억 달러로 약 8%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27일 국회 연설)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거듭 "(그동안 모아둔) 외환보유고가 충분하기 때문에 걱정 없다", "우리 경제는 튼튼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외환보유고는 이 대통령 취임 직전인 올해 초 2622억 달러에서 9월 말 현재 225억 달러 줄어 약 2397억 달러가 남아있다.
"(IMF위기 때) 37억 불 밖에 없던 국고를 내가 노무현 대통령한테 넘길 때 1천4백억, 노무현 대통령이 다시 또 이명박 대통령한테 넘길 때 2천6백억, 이렇게 둘이가 1천3백억씩 벌어가지고 넘겨줬다. 그런데 요새 지금 외환위기가 오는데 정부가 2백억 쓰고 3백억 쓰고 이렇게 마음대로 쓰는 것은 우리가 벌어다 준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23일 MBC 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인터뷰)
이런 상황 때문일 것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잃어버린 10년'이란 표현을 쓰지 않겠다", "경제장관 같은 경우에 참여정부나 DJ정부에서 유능했던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는 "우리는 과거에 비해 건실한 경제토대를 갖추고 있다…경제투명성과 관리능력, 위기경보시스템도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이 대통령과 같은 말을 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야당이 쌓아온 대북정책의 노하우를 존중하면서 협조를 구하겠다"고도 했다.
여권 스스로 어쩔 수 없이 시인하는 역전된 상황. 이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경제를 살리겠다"는 구호를 주창하고, "MB는 경제대통령"이라고 추켜세웠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무능으로 인해, 대표 구호였던 '잃어버린 10년'을 잃어버리고 있다.
[최근주요기사]☞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한 "리-만 브러더스"☞ 플래시에 "성질 뻗친" 유인촌 장관, 비판 보도엔 어떻게 반응할까☞ [YTN] "월급 갖고 장난, 딱 구본홍 깜냥"☞ "우리 만수, 남대문 열었네"... 양치기 소년에게 언제까지 경제 맡길 건가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얼마 전까지 망했다고 난리치더니"'잃어버린 10년' 정치구호, 슬며시 내렸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