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울타리를 보기 힘든 시대이다. 시골도 울타리보다는 벽돌 담장이다. 이런 때 고향에 가면 뒷집에 울타리가 있다. 탱자나무 울타리이다. 올해 초 할머니께서 세상을 등진 이후 울타리도 점점 쇠락해져가고 있다. 큰사진보기 ▲탱자나무 울타리는 벽돌 담장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겨움을 준다.김동수 어릴 때 놀던 울타리 탱자나무는 얼마나 무서운 존재였는지 모른다. 한 번 찌리면 며칠을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재미있는 것은 탱자나무 가시에 찔려 가시가 박히면 탱자나무 가시로 뽑았다. 탱자나무 가시는 병주고 약주는 존재였다. 큰사진보기 ▲탱자니무 가시는 날카롭다김동수 탱자나무 울타리는 어떤 것보다 정겹다. 벽돌로 쌓은 담장과 하늘높은 줄 모르는 담장과는 비교할 수 없다. 한 번 넘어가고 싶지만 결코 넘을 없는 담장이 탱자나무 울타리이다. 반드시 넘어보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넘어보지 못했다. 큰사진보기 ▲탱자나무가시에 한 번 찔리면 아이들은 울음바다가 되어었다.김동수 탱자를 오래만에 보았다. 요즘은 거의 볼 수 없다. 탱자열매 생각을 하니 입안에 침이 고인다. 신맛과 쓴맛이 함께 입안에 가득한 탱자맛은 온갖 화학조미료로 죽어가고 있는 입안에 생명을 불어넣기에 충분하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큰사진보기 ▲탱자 열매를 구경하기란 엄청 어렵다. 김동수 할머니가 갑자기 그리웠다. 지난 겨울 아흔을 앞두고 세상을 등졌다. 주인 떠난 집은 왠지 스산했다. 주인의 온기를 느껴야 집도 집답다. 주인의 따뜻함을 잃어버린 집도 이제 그 생명을 다하고 있다. 큰사진보기 ▲주인 잃은 집은 스산하다김동수 할머니가 세상을 등진 이후 정기('부엌' 경상도 사투리)에 들어가고는 문은 이미 닫혔다. 들어가고 싶지만 꽁꽁 묶은 줄은 어느 누구도 허락하지 않는다. 생명을 잃어버리면 나그네를 용납하지 않는 것인가? 한 번씩 찾으면 반갑게 맞아 주셨던 할머니의 따뜻함이 그립다. 큰사진보기 ▲정기(부엌의 경상도 사투리)문이 닫혔다. 올해 할머니께서 세상을 등진 이후 찾은 나그네도 들어갈 수 없다.김동수 창살문과 창호지는 주인을 잃은 마음인지 나그네에게 맞아주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창호지가 창살과 하나가 되었을까? 창살은 해마다 창호지를 갈아입었다. 주인이 해마다 창호지를 갈아입혀 주었지만 올해는 갈아입혀 줄 사람도 없다. 다른 주인을 만나기 전까지는 창살도, 창호지도 추위에 떨 수밖에 없다. 주인 없는 집이 얼마나 삭막하겠는가. 큰사진보기 ▲창호지와 창살은 정겨움을 주지만 자물쇠로 말미암아 나그네와 소통을 거부한다.김동수 나무로 만든 대문이다. 옛날에는 자물쇠도 없었다. 닫히 공간이었지만 마음만은 언제든지 열려 있었다. 열쇠가 없어도, 방범창이 없어도, 비상벨이 없어도 그 때는 염려가 없었고, 걱정하지 않고 살았는데. 이제는 아니다. 모두가 꽁꽁묶었고, 겹겹이 닫아버렸다. 나그네를 맞아줄 따뜻함은 저 대문을 들락거린 수많은 사람들이 한 많은 세상을 놓았듯이 함께 사라져갔다. 큰사진보기 ▲쇠락해진 집 대문도 그 생명을 끝내고 있다. 저 대문을 들락거린 사람들도 세상을 등졌다.김동수 탱자나무 울타리와 옛 추억이 남아 있는 할머니 집은 콘크리이트 문화에 찌든 나에게 작은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탱자나무 #울타리 #창살문 추천2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김동수 (kimds6671) 내방 구독하기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이 기자의 최신기사 경찰과 <조선닷컴>, 유가족에게 사과해라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용산 '친오빠 해명'에 야권 "친오빠면 더 치명적 국정농단" "망언도 이런 망언이..." 이재명, 김문수·김광동·박지향 파면 요구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탱자나무울타리와 쇠락해가는 옛집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5년 전 스웨덴에서 목격한 것... 한강의 진심을 보았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생산물량 일부 해외 이전 결정... 협력사 '비상'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