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장관 감싸는 한나라당 "이종걸 의원 '막말'이 원인 제공... 물러날 일 아니다"송광호 최고위원도 "유 장관이 기자들에게 욕지거리를 한 것은 잘못이지만, 이 의원이 더 문제"라며 "(대통령과 여당에 대해) 그렇게 말을 험하게 막 해도 되느냐"고 주장했다.
또 송 최고위원은 "이번 일이 유 장관이 물러날 정도의 사안은 아니다. 유 장관도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며 장관을 두둔했다.
차명진 대변인도 전날 같은 맥락의 구두 논평을 했다. 차 대변인은 "자신의 화를 기자들에게 즉흥적으로 돌린 장관에게 유감"이라면서도 "도대체 대한민국 국회의원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대통령에게 공공연히 모욕을 가한 분도 국민 앞에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유 장관의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허태열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 장관의 처신은) 무슨 말(해명)을 하든지 잘못된 것"이라며 "변명이 있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허 최고위원은 '유 장관에 대해 조치가 따라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내 위치에서 조치 여부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봐야 한다"며 "유 장관의 언동은 대단히 적절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박희태 대표는 언급을 자제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유 장관 일에 대해 정확한 진상을 먼저 알아보겠다"며 "그런 뒤 할 말이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장·차관 모두 사퇴해야... 면죄부 주려고 하는 한나라당, 옳지 않아" 야당들도 가만 있지 않을 태세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유 장관의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유 장관의 오만불손한 태도는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용서할 수 없는 행태"라며 "유 장관은 (국감에서 팔짱을 끼고 답변한) 신재민 차관과 함께 국회와 국민에게 사죄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종걸 의원이 원인 제공을 했다는 한나라당의 반박에 대해서도 "유 장관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 대변인은 "국감장에서 국회의원이 그렇게 얘기했다고 해서 모든 피감기관 장이 그런 태도를 보이지는 않는다. 한나라당은 유 장관과 신 차관의 태도가 옳다고 보는 것이냐"며 "유 장관의 책임은 묻지 않고 이 의원을 원인 제공자라고 모는 것은 옳지 않다"고 되받아쳤다.
선진당 "장관 경질하고 의원 사과해야"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유 장관에 대한 경질을 요구했다. 박 대변인은 "유 장관은 국회와 언론, 국민을 모욕하고 모독했다"며 "화가 치밀었다고 어떻게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그같은 상욕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자신의 감정 하나 추스르지 못하는 사람은 더 이상 국정을 책임지는 장관직에 있을 수 없다"며 유 장관의 사퇴를 압박했다.
또 박 대변인은 "요즈음 국정운영을 지켜보노라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서 더욱 심한 말도 하고 싶겠지만 감정을 억제하고 인내심을 발휘하는 것 또한 의원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며 이종걸 의원에게는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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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의원이 원인 제공, 사과해야"'유인촌 욕설' 파문, 책임 미루는 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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