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출입국 방화화재 참사, 이천 냉동창고 화재참사에 이은 논현동 고시원 참사...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조국에 왔다가 비명횡사하는 비극은 언제쯤 끝날 것인가.
조호진
서울 강남 논현동 고시원 방화-살인사건 사망 피해 재중동포 유가족들이 병원비 지급요청과 범죄피해구조기금 차별 등의 고통에서 일단 벗어나게 됐다. 개신교계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온정 덕분에 부모와 가족을 앗아간 조국에 대한 원망을 일부나마 덜게 된 것이다.
'논현동 고시원 참사 대책위원회'(위원장 김해성 목사·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대표)는 25일 "동포들의 비참한 사정을 전해들은 개신교계와 강남구청 등 각계각층이 비탄에 빠진 유족들을 돕기 위해 온정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면서 "경제공황 속에서도 익명의 시민은 물론 강남경찰서 직원 등이 모금에 동참하는 등 희생자를 돕는 훈기가 사건의 끔찍함을 달래주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개신교계 온정 앞장... 익명의 시민과 강남경찰서 직원도 동참재중동포 유족들이 병원비 및 장례비가 없어 애태우는 가운데 '논현동 고시원 참사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원회)가 국민들에게 도움을 호소하자 개신교계와 시민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고(故) 재중동포 조영자(여·53), 박정숙(여·52), 이월자(여·50)씨 등 3명의 유가족에게 각각 2000만원의 위로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강남구청은 병원비 전액지원과 사망 위로금 500만원을 각 유가족에게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며, 대검찰청은 300만원의 사망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50대 초반의 한 남성은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에 25일 찾아와 유족들을 위로한 뒤, 유가족들에게 각각 75만원씩 도합 225만원을 전달했다. 유가족들은 "허허벌판에 버려진 심정이었는데 따스한 위로와 도움에 눈물 난다"면서 "이름이라도 알려달라고 사정했지만 '자신은 심부름 온 사람일 뿐'이라고 말한 뒤 서둘러 떠나셨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강남경찰서 직원들이 재중동포 유가족 돕기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재중동포 관련 일부 단체들도 모금의사를 밝혀오는 등 참사의 비통함 속에서도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대책위원회는 "이 같은 도움에 따라 각 유가족들에게 3000만원 가량의 위로금을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편, 재중동포 희생자 3명과 함께 합동분향소로 시신을 옮긴 순복음교회 교인 고(故) 민대자(여·51)씨에 대해서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이 위로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인 희생자 김양선(여·49)씨와 서진(여·20)씨 유가족들은 21일 22일 각각 장례를 치렀다.
27일 '한국교회장'으로 장례... 서울의료원 등 도움으로 장례준비 순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