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홍대 롤링홀에서 열리는 새로운 진보음악콘서트 '레드 사이렌'
김대홍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인 서정민갑이 기획하고 연출을 한 공연 Music Revolution 2008 'Red Siren'은 이런 고민에서 마련됐다. 고딕메탈을 하는 '어둠'과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 엔딩 타이틀곡을 부른 '시와(siwa)', 한국식 레게음악을 하는 윈디시티, 한국 인디밴드계의 터줏대감 '허클베리핀', 예술성을 인정받는 민중가수 연영석 등이 무대에 오른다.
25일 오후 6시 홍대 라이브 클럽 롤링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을 서정민갑이 기획한 것은 지난해. 무너져가는 민중가요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했다. 당시 만든 제목은 'Turn Left'. 민중가요판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제목이 너무 강하다는 판단이 들어 지금 제목으로 누그러뜨렸다.
기획서를 만지작거리다 공연을 결심하게 된 데는 올해 초 나라를 뜨겁게 달군 촛불집회가 계기가 됐다. '운동'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여고생과 주부들이 나와서 대규모 시위를 만드는 것을 보면서 '그래 바로 저거야'라면서 무릎을 '탁' 쳤다는 것. 꼭 틀에 박힌 가사를 노래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사람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집회 때마다 민중가요가 나오죠. 때때로 너무 도구화됐다고 느껴요. 촛불 때 나타난 새로운 감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솔직히 너무 갇혀 있다고 봐요."서정민갑은 '그 밥에 그 나물'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이번 출연진은 그런 고민에서 짜였다. 그는 꼭 '비정규직 철폐', '민족자주 회복' 등을 외치지 않더라도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구호를 외치고 손을 흔들지 않더라도 춤을 추면서 벌이는 민중가요콘서트도 가능하지 않느냐는 것. 노래의 예술성에 비중을 둔 것은 그래서다.
집회에서 못본 모습과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서정민갑은 귀띔한다.
"이번에 나오는 분들 중엔 집회에 자주 나오신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 분들이 노래 몇 곡 부르고 내려가곤 하는데,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긴 힘들죠. 이번엔 30분~1시간 정도 되는 긴 시간이기 때문에 아마 그 분들의 속내를 들어볼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