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정책국감? 이제 보니 진심이었다

[국감-주목! 이 사람] 보건복지가족위 임두성 의원

등록 2008.10.22 16:35수정 2008.10.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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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두성 한나라당 의원
임두성 한나라당 의원임두성
임두성 한나라당 의원 ⓒ 임두성

'정책국감을 하자'. 국정감사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지 말고 정책 위주의 내실있는 국감을 하자는 말이다. 좋은 말이다. 그러나 바람직한 이 말은 가끔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현안에 대한 논의를 차단하기 위한 '물타기용' 구호로 쓰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봉화 전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의 '쌀 직불금' 편법 신청 문제나 YTN 낙하산 사장 임명과 대량 해고·징계 사태가 국정감사 현장에서 집중 거론됐을 때, 일부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정책국감을 해야 한다'며 야당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 등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던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한센인의 대부'로 불리며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는 임두성 의원(비례대표, 한나라당)도 '정책국감'을 외치는 한나라당 의원 중 한 명이다.

 

피감기관 허점 짚어... '진짜 정책국감'으로 초지일관

 

지난 7일 보건복지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임 의원은 "정책국감과 거리가 있는 정치성 발언에 대해 초선 의원들이 상당히 불편하다"며 "이 문제는 인수위 시절에 언론에 많이 보도돼 국민들이 다 알고 의혹이 다 풀려있는 사안"라고 말했다. 정책국감을 내세워 '이 차관 구하기'에 나선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발언이었다.

 

그러나 국정감사가 종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임 의원의 활동 내용을 살펴보면 그의 정책국감 구호는 진심이었다는 평가를 내릴 만하다.

 

임 의원의 질의에서는 두루뭉술한 봐주기식 질의나 초점을 잘못 맞춰 피감기관으로부터 오히려 가르침을 받는 어설픈 질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임 의원은 10분 가량의 짧은 질의시간을 온전히 피감기관 정책의 허점을 파고들거나 미처 생각치 못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데에 할애했다.

 

몇가지 사례를 들자면,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발표하지 않았던 에어컨을 통한 식중독 발생사례 역학조사 결과를 들춰내 전국적으로 경종을 울렸다.

 

또 인공 유방, 인공 관절 등 인체 삽입 의료기기의 부작용이 심각한 현실과 부작용 사례 보고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은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일부 커피 원두에서 발암추정물질 오크라톡신A가 검출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관리기준을 정하지 않은 사실이 임 의원에 의해서 밝혀지기도 했다. 이에 식약청이 오크라톡신A 안전관리기준을 부랴부랴 입안예고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탤런트 최진실씨 사망으로 자살의 심각성과 이를 예방할 제도의 필요성이 제기되기 이전에 이미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안'을 발의한 것은 임 의원의 정책적인 역량을 방증하는 예가 되기도 한다.

 

사흘이 멀다 하고 정책자료집... "임기동안 의료 형평성 점검할 것"

 

 임두성 의원이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임두성 의원이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임두성
임두성 의원이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 임두성

임 의원의 정책감사 기조는 내실 있는 질의와 언론 보도자료뿐 아니라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발간에도 이어지고 있다.

 

임 의원실에서는 사흘이 멀다 하고 정책자료집이 나오고 있는데, 국정감사가 시작된 뒤 21일 현재까지 벌써 8번째의 정책 자료집이 발간됐다.

 

첫번째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제목은 '의료사각지대 및 건강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제언'. 내용은 지역별·소득계층별로 발생하고 있는 의료불평등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에 대한 지원,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국가 검진사업 확대 등을 제안하고 있다.

 

전염이 아닌 빈곤으로 인해 걸리는 한센병을 앓았던 임 의원의 정책 기조는 결국 '소외계층이 잘 치료받고 건강하게 사는 것'에 있다.

 

임두성 의원은 21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센인으로서 거칠게 말하자면 핍박을 받으며 살아서 소외 계층에 대해 절절한 심정을 갖고 있고, 그래서 내 관심도 자연히 사회 안전망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에 있다"고 말했다.

 

날카로운 감사로 언론에 모습을 많이 드러낸 임 의원이지만, 언론보도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의료 형평성 부분에 초점을 맞춰 국감 테마를 설정했는데 이 부분이 '멜라민 사태' 때문에 언론에는 잘 안먹혀 안타깝다"며 "그러나 앞으로 의원으로 있는 기간 내내 계속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08.10.22 16:35ⓒ 2008 OhmyNews
#국정감사 #임두성 #한센인 #건강 형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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