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 (이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권우성
전국 26개 초등학교의 머릿니 기생률을 조사한 결과, 총 1만5373명 중 623명이 양성으로 판정되어 전체 머릿니 기생률은 4.1%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100명 중 4명이 머릿니로 고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국정감사를 위해 질병관리본부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심재철 의원(한나라당 )에게 제출한 <저연령 머릿니 감염 실태조사 및 방제연구>자료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특히 연구조사 과정에서 경기도의 평택시의 1개 보육원을 샘플로 조사한 결과, 총 33명 중에 22명(66.7%)이 양성으로 밝혀져 보육원 감염실태가 초등학교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보육원의 경우 한 방에 여러명의 아이들이 함께 생활을 하며 같이 취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염 아동이 발생하면 집단적으로 빠르게 퍼져 나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머릿니는 단체 생활을 할 경우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머릿니에 감염되었을 경우 경부 림프절 비대와 결막염을 유도하기도 하며, 가려움증으로 인해 긁음으로써 생기는 상처와 이로 인한 이차적인 세균감염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머릿니에 감염된 아이들은 학습에 대한 집중력 저하와 친구들로부터의 따돌림, 불필요한 학교 결석을 유발하는 등 단체생활에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머릿니, 제대로 된 치료제 있나?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머릿니를 치료하기 위해 머리를 자주 감는 등 개인위생에 신경 쓸 것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머릿니 치료제는 린덴(lindane) 성분이 포함된 크림이나 샴푸입니다. 그런데 린덴 성분이 머릿니의 키틴질의 외골격을 통해 직접 흡수된 후에 기생충의 신경계를 흥분시켜서 발작과 사망을 일으키는 작용으로 치료효과를 나타냅니다.
그러나 곤충을 죽이는 살충제로도 사용되는 린덴은 50Kg 미만의 체중을 가진 환자들에게는 매우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린덴은 두통이나 피부 자극뿐만 아니고 신경독성과 골수 억제 등의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2006년에는 일반의약품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될 정도로 린덴은 독성이 강합니다.
특히 머릿니가 잘 생기는 어린이들에게 사용할 경우 피부로 흡수돼 혈류에 들어가서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린덴은 이러한 부작용뿐만 아니라 살충제 성분이기 때문에 환경의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세계적으로 쓰지 않는 추세입니다.
린덴이 머릿니를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이라면 이러한 부작용을 무릅쓰고 써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심서보 건국의대 환경생물의학교실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1% 린덴 샴푸의 치료효과가 약 75% 정도인데, 세계적인 저항성 증가 추세로 보아 현재는 치료율이 더 낮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린덴 샴푸의 효과에 의문을 나타냅니다. 결국 머릿니를 치료하기 위해 린덴 샴푸를 사용한다고 해도 4명 중 1명꼴로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수십 년간 머릿니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약물은 변화가 없는 상황이며, 머릿니 치료를 위해 병원에서 처방할 수 있는 약품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따라서 처방도 머리를 짧게 깎거나 머릿니 제거용 빗을 이용하는 등 효과 면에서 논란이 있는 방법을 사용할 정도로 현재로써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실정입니다.
머릿니 치료, 대안은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