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 같은 모습의 바위
이승철
"두타산 오르시는군요. 힘드실 텐데."
일하는 분들에게 “수고하십니다” “수고 많으십니다” 하고 인사를 하며 지나는 일행들에게 그들이 걱정을 해줍니다. 높은 산이어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말이겠지요.
“저 사람들 멀쩡한 산길을 왜 파헤치고 있지?”
“그러게 말예요, 저렇게 산길을 손대기 시작하면 또 돌계단이나 잔뜩 만들어 놓을 텐데.”
“어디 돌계단뿐이겠어요? 철제 사다리며 나무 사다리도 만들어 놓겠지요. 모두 자연 훼손일 뿐인데.”
등산객들은 지레 걱정을 합니다. 요즘 어느 산에서나 너무 쉽게 만나는 돌계단과 나무나 철제사다리가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등산객들은 대개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계단길을 싫어합니다. 인부들에게 물으니 산길 공사는 국유림관리사업소에서 시행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제발 공연한 시설 만들어 놓지 않기를 바라며 그들을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산길은 싱그러웠습니다. 두타산 정상에 오를 때까지 아직은 사람들이 손대지 않은 자연 등산로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으니까요. 어느 곳 하나 위험하거나 깎여나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지요.
“두타산 등산로는 비단길입니다. 비단길. 이렇게 높고 유명한 산에 계단 하나, 철제 사다리 하나 설치 된 곳이 없다니. 앞으로도 이런 상태가 계속 유지되었으면 좋은 텐데.”
“정말 이만하면 비단길이 맞네요. 더구나 흙길에 적당히 아기자기한 바윗길도 있고, 더구나 사람들이 설치한 계단이 없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