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YMCA 피페 매니져. 그녀는 아시아인은 하나라고 강조한다.
고두환
단호한 표정에 피페가 이야기했다.
"태국은 결코 못살지도 불행하지도 않아.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행복'이라구. 오히려 내가 봐온 한국 사람들은 항상 진지해 보이기도 하고, 심각해 보이기도 해. 삶을 잘 못 즐기는 것 같을 때도 있고. 아시아인은 모두 친구인데, 왜 우리에 대한 그런 편견이 자리잡고 있는지 모르겠군."이 곳에 오기 전까지 나에게도 몹쓸 편견이 자리잡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빈곤하고, 게으른 사람들'. 사실 내가 생각하던 아시아 사람들의 이미지였다. 그것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구미 YMCA 이주여성지원센터에서 한국어 교육을 시작할 때. 베트남에서 온 한 10년차 주부의 말이 "내가 베트남 사람이라서 이 사회에서 차별받고, 힘든 것은 익숙해졌는데 내 자식에게 대물림 될까봐 그게 두렵다"는 말을 들었을 때 였다.
김천 YMCA의 무지개특공대(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 캠프에서는 그들이 생김새가 다른 부모를 커가면서 이해하지 못하고,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말을 들었을다. 그 땐 조금 더 고민이 심각해졌었다.
그리고 경제적 관점에서 보자면 한없이 못사는 태국 시골 마을에서 'HIV/AIDS' 아이들이 보통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는 모습, 먹고 살만한 중산층이 환경 보호를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는 소리를 들을 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근거로 아시아를 판단하고 살아가는지 혼란스럽기만 했다.
태국의 거리를 거닐다보면 항상 푸미폰 국왕의 사진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상당수 사진엔 왕이 카메라를 메고 있다. 이유는 농촌을 둘러보며 평민들과 이야기하며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란다. 이런 그의 행보로 그는 '신'에 가까운 존경을 받고 있으며 라온아띠 태국 팀에게도 좋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아시아는 우리 곁에 시나브로 다가와있다. 심심찮게 아시아인들을 거리에서 볼 수 있고,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 및 먹거리도 대부분 아시아산이라는 사실. 그리고 지금 우리의 미래를 논할 때 아시아는 '공존'해야 할 대상이라 막연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문제되는 '편견', 당신도 동참한다면 무슨 '근거'로 비롯됐는지 고민해볼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 KB-YMCA 라온아띠 태국 팀은 2008년 8월부터 2009년 1월까지 태국 북부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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